아듀 2010년 IT서비스업계, '명암(明暗)'

입력 2010-12-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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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T서비스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IT강국으로의 육성’이라는 정부의 비전과 함께 희망을 안고 출발한 올해, IT서비스 업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아울러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수장 교체,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 업체의 분쟁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시장은 전년대비 9.2% 증가한 18조6920억원을 기록,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IT시장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한국IDC는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일 지식경제부는 IT 정책자문단 회의를 통해 IT 융합 선도국 도약을 위해 내년에 1조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IT산업에 투자키로 하는 등 ‘신묘년’ 새해를 맞는 IT서비스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6월 삼성네트웍스와 합병에 따라 오는 2015년까지 인텔리전트 컨버전스 기반의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해 매출 9조원대의 회사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비전 설명회를 가졌다.

◇ 명(明)= 올해 IT서비스 업계의 화두는 ‘인수합병(M&A)으로 촉발된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연초부터 굵직굵직한 인수합병 뉴스가 신문 지상의 첫머리를 장식했는가 하면 해외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건 매머드급 수주라는 희소식도 잇따라 들려왔다.

해외시장 진출 역시 기존 개발도상국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그 어느해 보다 값진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의 해외진출은 지난 70년대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가장 왕성한 변화를 보인 기업은 업계 1위 사업자 삼성SDS. 지난 1월1일 삼성네트웍스와 합병을 단행하고 2015년 ‘글로벌 톱 10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기업’으로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티맥스소프트 관계사 티맥스코어를 전격 인수하는 등 몸집불리기를 위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삼성SDS는 2010년을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전체 매출 목표 4조1400억원 중 해외사업 매출 액 8300억원을 달성, 해외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며 공격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4월 중순 국내 IT서비스 수출 역사상 최대인 4억4000만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며 위용을 뽐냈다.

LG CNS 역시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 계약 등 낭보를 전해왔다. LG CNS는 지난 2009년 2조5268억원의 매출 가운데 해외사업 매출이 2673억원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전체의 10.6%를 차지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등 해외 전략거점을 중심으로 LG계열사 지원에서 벗어나 해외 경쟁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SK C&C는 7650만 달러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바쿠시 ITS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SK C&C 역시 해외 사업비중을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중앙아시아와 중국 등을 집중 공략 중이다. 특히 지난 9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미국 전자결제서비스 분야의 유력기업인 FDC와 ‘북미 지역 신용정보관리(TSM) 서비스 공동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권 시장에도 진출했다.

글로벌 서비스업계도 활발한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며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했다. M&A는 필수적으로 최고경영진들의 교체와 인사 바람으로 이어졌다. 시트릭스시스템스는 한국 지사 대표로 시스코코리아 이사 출신인 오세호씨를 영입했으며,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는 40대 초반의 여성 CEO 우미영 대표를 영입했다.

SAP코리아의 형원준 대표를 비롯해 한국넷앱 김백수 대표, 다쏘시스템코리아 조영빈 대표, 엑시스코리아 윤승제 대표 등이 모두 40대의 나이에 대표로 잇따라 선임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 암(暗)=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올해는 토종 SW 기업에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잇따라 시행됐지만, 정작 이를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할 국내 대표 SW업체들은 경영진의 횡령 등 ‘도덕성 문제’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우선 지난 8월 1세대 SW 기업 핸디소프트가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실질적 사주인 이상필씨가 290억원(자기자본 대비 69.8%)을 횡령한 혐의가 확인된 것. 지난 4월 한글과컴퓨터도 경영진이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 처지까지 몰렸으나 극적으로 회생한 바 있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는 이 여파로 소프트포럼에 인수됐다. 한컴의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홍구 전 델코리아 대표는 지난 22일 한컴의 글로벌화를 이뤄내고, 한국 IT 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티맥스소프트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지난해 6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6월에는 티맥스코어를 삼성SDS에 매각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티맥스소프트는 오는 2013년 6월까지 경영평가위원회의 감독 하에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된다.

한편 치열한 수주 전쟁 사이에서 기업 간 분쟁도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SK C&C와 쌍용정보통신이 카자흐스탄 동계 아시안 게임 SI사업권 입찰과정에서 쌍용정보통신이 SK C&C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등의 요인을 들어 형사 고소했다.

올초에는 국내 IT서비스 업계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보여주는 충격적이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 금융권 최대 IT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국민은행 차세대 프로젝트가 오픈을 앞두고 실무담당자의 자살 소식에 업계를 강타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노씨가 4개월여 전부터 은행 통합전산망 구축 작업을 진행하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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