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지수(Big Mac Index)를 활용한 환율 평가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21일 '빅맥지수와 소득과의 관계를 이용한 환율수준 평가' 보고서에서 빅맥지수의 이론적 토대인 구매력평가설(PPP)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는 각국의 빅맥(Big Mac·미국 맥도날드사의 대표적 햄버거) 가격을 미국의 빅맥 가격으로 나눈값이 해당국의 적정환율을 시장환율로 나눈 값과 같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즉, 구매력평가설에 따라 같은 품목의 국가 간 가격 차이가 사라질 때의 환율이 적정환율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빅맥이 4달러에 팔린다고 가정하고 같은 시기에 시장환율이 달러당 1000원인 우리나라에서 빅맥이 3000원(3달러)에 팔린다면, 적정환율은 달러당 750원이 된다. 환율이 적정 수준보다 25%(250원)가량 저평가된 셈이다.
그러나 박 연구위원은 "구매력평가설이 전제하고 잇는 바와 달리 서비스 등 교역이 어려운 품목이 있기 때문에 동일 품목에 대해서도 국가간에 가격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은 높은 서비스가격 등으로 인해 가격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이 신흥시장국의 환율 절상을 압박하는 논리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7월 발표된 빅맥지수에 따르면 미국은 3.73달러인 가운데 우리나라와 중국은 2.82달러와 1.95달러로 나타나 원화는 24%, 위안화는 48% 저평가된 것으로 계산됐다"며 "하지만 소득 격차를 고려하면 저평가 정도는 원화 4.3%, 위안화 16.3%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환율은 평가 방식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기 때문에 적정환율 수준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이루기 어렵다"면서 "하나의 방법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환율수준을 평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