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도우미 실적은 글쎄...

입력 2010-12-20 11:02 수정 2010-1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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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년 맞은 미소금융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미소금융이 출범 2년차에 접어들었다.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힘든 금융소외계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무보증·무담보로 지난 1년동안 2만여명에서 1000억원 가량을 대출해 주는 등 서민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미흡한 사후관리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절반의 성공= 미소금융은 지난해 12월15일 수원에서 삼성미소금융재단 1호지점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지난 1월6일엔 이모씨에게 500만원을 대출해줬다. 이후 1년만인 이달 15일까지 미소금융을 통해 모두 2만1223명에게 1019억원을 대출해줬다.

특히 미소금융은 무보증·부담보로 연 4.5%의 금리로 서민들의 창업이나 자활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다 지점수도 수도권 45곳, 지방 55곳 등 100곳으로 늘어나 접근성도 좋아져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미소금융 지점의 월별 대출합계액은 지난 1월엔 7억4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월 129억8000만원으로 처음 1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158억8000만원까지 규모가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출범 당시 금융위는 10년동안 2조원을 미소금융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년에 2000억원이 목표치였다면, 목표의 절반은 달성한 셈이만 엄격히 따져 미소금융 대출은 681억원에 그친다. 기존에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하고 있던 민간기관(복지사업자)에 나간 대출액 297억원과 소액보험사업(41억원)을 미소금융의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미소금융 실적이 저조한 것은 대출금 상환능력에 치중된 까다로운 대출심사 때문이다. 실제로 신용 7등급 이하에 재산 조건을 강화한 획일적인 대출 조건은 저조한 실적의 주된 요인이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개선안을 통해 신용 5·6등급자로 대상을 확대했으나 ‘3년 이내 금융거래가 없거나 소득 2000만원 이하로서 최근 1년 이내 금융 신규거래를 하지 못한 사람’으로 제한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속적 보완 필요= 미소금융이 제도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보완할 점도 많다. 우선 서민전용 무담보 대출이다 보니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부실화를 방지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연체율은 1% 남짓으로 낮은 편이지만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대출 상환이 시작되면 더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또 지점에 대한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점에서 나가는 대출 성격이나 내용 등을 점검할 수 있는 감시장치가 부실해, 불법 대출이 이뤄지더라도 이를 적발해내는 것은 쉽지 않아서다.

상담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단순한 대출을 넘어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대출자가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미소금융의 기본 취지다. 한 미소금융 지점 관계자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대출 상담을 하러오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상담사가 없다”며 “대출 실무자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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