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 내년엔 '마트大戰'

입력 2010-12-16 11:10 수정 2010-12-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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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채널로 대형마트 확보 필수, 업체들 자리경쟁 치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차세대 성장 품목으로 꼽히면서 LG전자, 삼성, GE 라이팅, 필립스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이들 기업들이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 LED 조명 시장군을 강화할 태세다.

지금까지는 공공기관과의 거래 등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이 LED 조명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향후에는 민간 시장 영역이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시장 진출과 더불어 격전의 한복판은 대형마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대형마트는 이미 소비자를 가장 먼저 만나는 유통망으로 자리매김했다.

화장실의 백열전구를 대체할 민간 부문의 LED 조명 시장은 봉오리도 맺지 않은 상태다. 초기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기에 대형마트를 통한 판로 확보에 각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할로겐 대체형 및 LED 평판 조명 2종을 첫 출시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이나 백열등 같은 전구를 대체할 수는 있지만 단가가 높아 민간 시장 영역에서는 거래가 활발치 못하다.

LG전자는 내년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가격의 LED 램프를 포함해 제품군을 모두 5개 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민간 시장 진출과 함께 발생한다. 주요 유통 채널로 대형마트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제품군 확대와 함께 대형 마트 등 유통 채널 다양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까지 대형마트를 유통 채널로 이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마트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선 공급가격과 이윤율 등 여러 단계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LED 업계의 한 관계자는 “LED 조명의 인터넷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트는 이미‘유통권력’으로 자리 잡았기에 이 곳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필수라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LED 조명이 단가를 대폭 낮출수 없기 때문에 마진률을 협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LED 조명을 전시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LED, 필립스, 금호전기 뿐이다. 이외에 중소업체까지 포함한 100여개에 이르는 국낸 LED 조명 생산업체는 발도 들이밀지 못하고 있다.

삼성LED는 지난 8월 일반 소비자용 LED 램프 4종 출시와 동시에 이마트를 통해 판매했다. “대형마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삼성LED의 홍보 포인트 중 하나였다.

LED 업체들이 대형마트 진출에 목을 메는 데는 다른 유통 채널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이유도 있다. 예전에는 가정용 조명 기기들은 집 가까운 곳의 전기상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소 시장으로는 서울 청계천의 세운상가 등이 활기를 띄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이들 소매상들은 빠르게 침체됐다. 집 앞에 있던 전기상이 자취를 감춘지도 오래전 일이다.

업계는 민간 시장 영역의 LED 조명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대형마트는 필요하다는 견해다.

현재 업계에선 전체 소비자용 조명에서 LED 조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4%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일반 백열전구에 비해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소비자 이동이 대목인 구간에 제품전시는 불가결하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LED 조명을 통한 매출이 크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수익이 크지 않은 제품에 대해 전시 공간을 줄이는 것은 마트에선 불문율과 같다.

국내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도 미미하고 이익율도 크지 않기 때문에 LED 조명에는 크게 비중을 둬서 전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업체들이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들 간의 자리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대형마트 진출에 대해 그나마 대기업은 나은 상황이다. 이미 여러 다른 제품군을 통해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소비자용 LED 조명 시장의 한국 진출을 선언한 GE라이팅 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재품 출시와 동시에 대형마트를 통한 유통망을 확보할 것이다”며 “마트 진입에 대해선 별다른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GE 코리아는 내년 1분기 경 스노우콘이란 제품 이름을 가진 LED 조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9종의 LED 조명 신제품을 동시에 국내에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내 LED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지 타산을 떠나 일반 소비자에게 인식이 높지 않은 중소기업은 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시대는 다변화 되지만 유통망은 간소화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치킨, 피자에 이어 대형마트를 통한 유통 권력의 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각 제조업체들은 '을'의 입장이 강화되는 추세에 놓여 있다. 그만큼 업계의 시름도 깊어진다.

한편 LED 업계는 올해 국내 LED 조명 시장 규모를 12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는 연평균 4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미래 전망은 밝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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