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이후 3년 1개월만인 14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고 2009.05p에 이르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117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소는 14일 코스피 2000선 회복을 펀더멘털 개선, 국내기업 실적호조, 글로벌 유동성, 안정적 수급등으로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4.5%까지 떨어졌던 국내 GDP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로 플러스전환했으며 이는 OECD국가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이었다. 경제성장률도 2009년 0.2%까지 내려갔다가 올 해 잠정치는 6.1%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높여 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내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실적 강세로 이어졌다. 올해 상장기업 157사의 순이익이 2분기 19조원, 3분기 22조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우호적인 국내 증시환경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외부적 요인도 코스피2000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는 저금리정책과 통화 확대정책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을 키웠다. 미국 FRB는 지난 11월 2차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면서 내년 6월까지 6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일본 10월 초 중앙은행은 5조엔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ECB도 긴급대출프로그램을 연장 시행하는 한편 국채매입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외국인이 20조 가까이 순매수를 보이는 가운데 연기금이 8.7조, 랩어카운트 33.5조 규모 수급으로 17.3조가량의 펀드환매와 16.8조 투신 순매도에도 부루하고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첫 코스피 2000시대를 열었던 2007년 증시와 2010년을 비교해보면 2007년은 경기호황의 정점이고, 펀드 열풍으로 투신과 개인이 주가를 이끌었다. 올해 증시는 경기 회복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이 2007년보다 낫고, 향후 경기 호조에 따른 추가상승여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투자주체도 외국인의 주도와 연기금, 랩어카운트가 힘들 더했다.
특히 코스피 2000 돌파전 1년간의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2006년 10월 1364.55에서 2007년 10월 2064로 일년만에 51.3% 급등했던 반면 지난해 12월14일 1664.77에서 올해 2009.05를 돌파하기까지 20.7%의 점진적 상승률을 보였다.
증시환경의 변화와 코스피 2000 재돌파로 시가총액 상위 10대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는 부동의 1-3위를 지켰냈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93만원에 육박하면서 시가총액도 136.8조를 기록해 2007년보다 22조가까이 증가했다. 반대로 포스코는 주가가 2007년당시 59만7000원에서 현재 47만7500만원으로 떨어져 시가총액은 52조에서 41.6조로 줄었다. 주가가 두배 가까이 뛴 현대차는 시총도 40조를 돌파했다.
시총상위 10대에 들지 못했던 현대중공업이 1년만에 주당 17만원에서 현재 41만7000원으로 2.5배 가까이 올라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섰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도 올 한해 주가가 꾸준히 올라 각각 시총 8,9위에서 6,7위로 올라섰다. 이밖에 기아차와 삼성생명이 시총 10대기업에 새로 들어왔으며 한국전력와 SK텔레콤, LG전자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거래소측은 "코스피 2000을 회보한 것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위기를 극복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한국 증시의 재평가(Re-rating)을 통한 프리미엄시장으로의 진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고, 남북관계 긴장문제 등 대내외 불확실정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증시는 이를 잘 극복해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