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영주권으로 수백억대 도박...주한대사 연루 의혹

입력 2010-12-13 08:16 수정 2010-12-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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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주권으로 외국인 카지노에 드나들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사회지도층이 대거 적발됐다. 영주권 위조에는 전직 주한 온두라스 대사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청 외사국은 내국인에게 위조한 외국 영주권을 넘겨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드나들게 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로 김모(61)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다른 에이전트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데 이어 미국으로 달아난 위조책 이모(51)씨 등 2명을 수배하고 미국 이민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만들어준 가짜 영주권으로 카지노에 입장해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걸고 도박을 한 안모(38)씨 등 34명을 입건했다.

김씨 등 에이전트들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출입을 원하는 고객들의 의뢰를 받아 작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두라스,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 중남미국가 영주권 카드를 위조해줬다.

위조책 이씨 등은 미주를 오가며 이들 국가의 영주권 카드를 베껴 국내로 들여온 뒤 외교통상부에 제출해 도박사범들이 우리나라 거주여권을 발급받도록 도와줬다.

거주여권이란 외국 영주권을 취득한 우리 국민에게 발급하는 여권으로 이를 소지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도범사범들의 직업은 건설ㆍ해운회사 대표, 의사, 은행원, 체육단체장, 자영업자, 주부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중남미국가 거주여권 발급신청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의심한 외교부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해당국에 확인해 도박사범들의 영주권이 모두 위조된 것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도박사범 외에도 위조 영주권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카지노 출입자 54명이 더 발견됨에 따라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대로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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