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ETF시장은 아직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2000년 아시아에 ETF가 상장된 이후 지금까지 700%에 달하는 규모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금융상품의 발달이 유럽과 미국을 거처 아시아로 이동하는 트렌드의 수순을 ETF도 밟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트렌드가 한동안은 지속되겠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시아로 바로 옮겨오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우선시되는 트렌드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지난 금융위기는 아시아 금융시장의 재발견 뿐만아니라 ETF의 재발견을 만들었다. 투자자금이 뮤추얼 펀드에서 ETF로 옮겨온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활발히 따라가는 뮤추얼 펀드의 운용이 시장상황 변동성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깨닫고 ETF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때 일반 주식시장의 투자자금은 50% 가까이 빠져나왔지만 ETF는 30%도 채 안됐고, 2년만에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
앞으로 아시아 ETF마켓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미 금융시장의 규모가 크고 잘 발달된 중국이나 한국, 일본, 홍콩이 아닌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같은 신생 금융시장의 조심성이 필요하다. 이들 나라는 아직 주식시장의 규모와 거래량도 작고, 지수 산출이 어려워 ETF상장은 아직 무리수다. 마치 커다란 코끼리를 작은 연못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국가별 교차상장이 활성화 되고 해외 국가지수를 따라가는 ETF의 경우 지수선정을 포함해 비중, 선별도 중요하다.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또한 투자자들은 ETF용어가 들어가 있는 상품 가운데 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이름만 ETF일뿐 상장지수와 전혀 상관없는 상품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꼼꼼히 따져보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금융시장은 상당히 잘 발달했고 규모와 거래량면에서도 해외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한국 ETF시장이 아시아 4위이지만 해외 ETF를 적극 상장하고 해외ETF에도 적극 진출한다면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크다. 한국도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되길 바라듯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 또한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