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북한의 포 사격에 숨진 민간인 희생자 故 김치백(61)씨와 배복철(60)씨의 영정 앞에서는 유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이 가득했다.
이들 두 전사자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 인천해경 경비함정 502함에 실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길병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오후 5시30분께 시신이 들어오기에 조금 앞서부터 빈소에 도착한 양가 유가족 10명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어떡해’를 연발하며 통곡했다.
김씨의 첫째누나 김복순(65)은 동생의 영정을 한없이 쓰다듬으며 울다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했다.
김씨 유가족은 김씨의 노모(80)에게 아직 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김씨의 매제인 황동주(59)씨와 “처남은 가정적이고 착실한 사람이었고, 자녀들에게도 매우 자상한 아버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탄이 떨어질 때 맞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 피하려고 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배씨의 막내 동생 배기남(53)씨는 “형한테 평소 말대꾸를 심하게 한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합동분향소는 조문행렬 줄이어=북한의 해안포 도발로 전사한 고인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25일 군과 정계, 정부, 연예인, 시민 등 각계각층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의 고귀한 희생과 넋을 기리기 위한 조화 수십개가 자리를 채운 합동분향소는 영결식이 열리는 27일 오전까지 운영된다.
조문객들은 조문록에 ‘해병이여 그대들은 영원하리라’‘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등 고인들의 영면을 비는 글을 남겼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합동 조문하고 “북 만행을 용서할 수 없다. 추가 도발을 하면 더는 인내하지 않고 몇배 응징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희생자 가족에 대해서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예우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유시민 전 의원도 이른 오전부터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오후 1시10분께 교육과학기술, 통일, 법무, 행정안전, 문화체육관광,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합동 조문하고 두 전사자의 명복을 빌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따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밖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의화 홍재형 국회부의장 등 국회의장단,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정승조 연합부사령관, 한민구 합동참모의장 등 군수뇌부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해병출신 연예인 임채무,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해병 부상자 16명 심신안정 회복중=다행히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인한 부상을 치료 받는 연평부대 해병 16명 모두가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국군수도병원에 따르면 북한의 포탄 파편에 맞아 상처를 입은 해병 15명은 수도병원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에 나뉘어 사흘째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일인 23일 경상자로 분류돼 연평도 현지에서 치료를 받아온 박봉현(21) 일병은 24일 오후 국군수도병원에 추가로 옮겨졌다. 이로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총 16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