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은 북한 내부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엘리트 계층 간의 갈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러시아의 한 전문가가 주장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연구소의 ‘동남아.호주.오세아니아 센터’ 센터장 드미트리 모샤코프는 24일 발행된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 기사에서 북한의 23일 도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가는 그의 아들 김정은에 대한 엘리트 계층의 충성 경쟁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모샤코프 센터장은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제 자유화와 외국 투자 유치를 주장하는 조심스런 개혁 세력과 긴장 유지를 원하는 군부 보수 세력 간에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두 진영 가운데 아직 독립적 지도자로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김정은이 어느 편을 들게 될지를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권력 암투 상황에서 양 진영의 엘리트들이 서로 김정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연평도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모샤코프 센터장의 주장이다.
모샤코프는 또 남북한 관계 악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을 꼽았다. 그는 “우파 정치인인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대북 정책이 강경해 질 것이란 예상은 실제로 적중했다”며 “지난주 한국 통일부는 1998~2008년 추진된 ‘햇볕정책’의 완전한 실패를 인정했다”고 상기시켰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 직속 안보협의체인 '안보회의' 부서기 블라디미르 나자로프는 24일 “한반도의 긴장 폭발은 최근 강화된 한국과 그 동맹국의 군사활동의 논리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나자로프 부서기는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접경 지역에서 이루어진 군사훈련은 특히 도발적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의 훈련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평도 사건이 심각한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양측에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