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종반으로 치닫는 숨 가쁜 메달 레이스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사냥하며 4회 연속 종합 2위 굳히기에 나섰다.
남자 양궁이 중국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금빛 과녁을 뚫었고 펜싱 여자 플뢰레와 볼링, 바둑에서도 금맥을 캤다.
한국은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열흘째인 22일 여섯 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5개씩을 보탰다.
이로써 한국은 금메달 61개와 은메달 51개, 동메달 66개로 일본(금 32개, 은 59개, 동 67개)과 간격을 배 가까이 벌리며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종합 2위를 사실상 굳혔다.
금메달 수에서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때의 58개를 넘어서며 역대 원정 대회 최다였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의 63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한국은 안방의 이점을 누린 2002년 대회 때 96개의 금메달을 따 역대 아시안게임 최대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중국은 이날도 8차례 시상대 맨 위에 서며 금메달을 154개로 늘려 도하 대회 때의 165개에 근접했다.
남자 태극 궁사들이 극적인 역전승을 낚아 한국이 이틀 연속 양궁 단체전에서 승전가를 불렀다.
에이스 임동현(청주시청), 고교생 신궁 김우진(충북체고), 베테랑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이 팀을 이룬 한국은 이날 아오티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22-218로 꺾고 8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8년간 이어진 대기록이다.
전날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과 두 차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한 데 이어 남자 선수들도 중국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레이스에서 막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아시아 정상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마지막 두발을 모두 10점에 꽂았고 중국의 두 번째 사수인 다이샤오샹이 난데없이 6점을 쏘는 바람에 극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펜싱장에서도 여자 플뢰레 선수들이 일본을 제물로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남현희(성남시청), 전희숙(서울시청), 오하나(충북도청), 서미정(강원도청)이 호흡을 맞춘 한국은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45-27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한국은 4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고 남현희는 두 대회 연속 2관왕 기쁨을 누렸다.
특히 펜싱은 이날까지 무려 7차례 금메달을 찌르며 13차례 금빛 총성을 울린 사격과 함께 한국 선수단의 메달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사브르 단체전에선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구본길(동의대)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원우영(서울메트로), 오은석(국민체육진흥공단), 김정환(국군체육부대)이 힘을 모았지만 결승 상대인 중국에 44-45로 분패해 금메달을 아깝게 놓쳤다.
전략 종목인 볼링과 바둑도 한국 금메달 사냥에 가속도를 냈다.
여자 볼링의 대들보 황선옥(평택시청)은 여자 5인조 경기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개인종합에서도 가장 높은 5508점을 기록, 대표팀 동료인 최진아(대전시청)와 사이 좋게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옥은 개인전과 5인조, 개인종합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대회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바둑에선 ‘무서운 10대'’ 박정환과 이슬아가 바둑 혼성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셰허-송룽후이 조와 289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으로 한집반승을 거둬 이번 대회에 처음 채택된 바둑에서 1호 금메달을 따내는 영광을 누렸다.
또 육상 남자 장대높기의 국내 1인자 김유석(대구시청)은 결승에서 5m30의 바를 넘어 2위 레오니드 안드레예프(우즈베키스탄)와 공동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따기는 1998년 방콕 대회에서 김철균이 은메달을 수확한 이후 12년 만이다.
남자 그레코로만형에 출전한 이세열(경성대)도 은메달을 땄으나 한국 레슬링은 이틀째 ‘노골드’ 행진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함께 북한과 4강 남북대결에서 0-3으로 졌던 여자 축구는 중국과 3-4위 결정전에서 전반 2분 박희영(고양대교)과 37분 지소연(한양여대)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 1990년 베이징 대회 참가 이후 무려 20년 만에 첫 메달(동메달)을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