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과 긴축정책 추진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둔화 및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 열풍에 휘말려 금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는 개인투자자가 금 투자에 올인할 경우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미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 이상에서 변동할 것”이라며 “금은 가까운 미래에 상품보다는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그릴리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로 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금값 1년 전망을 온스당 1365달러에서 165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는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심지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기고문을 통해 “환율전쟁을 막기 위해 새로운 금본위제 국제통화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주장해 금 열풍을 부추겼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금에 일부 투자하는 것은 확실히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금 투자의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금은 사실 배당금 같은 부가적 수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단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 투기적 수요가 있을 경우에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심지어 금 상장지수펀드(FTF)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전설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도 지난 9월에 “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버블”이라면서 “그러나 금 투자는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고 금값 상승세가 영원히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나의 금 투자 대부분이 올해 초에 이뤄졌다는 것을 상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은 지난 1980년의 금 투기 열풍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980년에 금값은 온스당 560달러에서 850달러로 치솟았지만 연말에 600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 2008년 1월에야 금값이 온스당 850달러선으로 올라 금값이 1980년의 정점을 회복하는데 무려 28년의 시간이 걸렸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1980년에 저점인 560달러에 금을 매입한 투자자만이 간신히 손해를 면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투자자문회사인 밀스앤케이퍼의 칼 밀스 사장은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5~10% 두고 있지만 이는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고 싶다면 금보다는 정말 우량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투자자문가인 스콧 케이스는 “금만이 약달러 추세를 회피하는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흥국 채권 등 금 이외에 경제적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수단이 많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