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국채 금리가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공포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아일랜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50bp(1bp=0.01%) 이상 오른 864bp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일랜드와 유럽 벤치마크 독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619bp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999년 1월 유로화 체제 출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영국 투자중개업체 아이캡(Icap)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일랜드의 상태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국채 금리 불안정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는 지난 5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그리스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금융권은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패트릭 호노한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아일랜드의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IMF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호노한 총재는 "어떤 구제금융 패키지라도 정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긴축재정을 수반할 것"이라면서 "IMF의 구제금융이 이와 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아일랜드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최대 청산기관인 영국의 LCH 클리어넷이 이날 아일랜드 국채 포지션에 대한 증거금을 1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아일랜드 금융권은 LCH 클리어넷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캐시콜을 당할 처지라고 신문은 전했다.
FT에 따르면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2억5000만유로(약 382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170억유로 규모의 국채 입찰을 추진하기보다 현금보유고를 풀어 구제금융을 막아야 한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