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유럽 대형은행들이 국제기구가 추진하는 은행 자본 및 유동성 기준인 '바젤 Ⅲ'의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로비를 진행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바젤III’를 한 단계 완화시켜야 한다며 개정이 안되면 세계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SBC의 더글러스 플린트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회장 내정자는 "바젤III의 영향을 추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규제 당국을 설득해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밝혔다.
은행의 자본 유동성 건전화 방안인 ‘바젤III’가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나온 이 발언은 무역금융 분야의 규정에 대한 불만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지난주 한 컨퍼런스에서 규제 당국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젤III’를 그대로 적용하면 글로벌 무역량이 2%,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가 0.5%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스티븐 헤스터 최고경영자(CEO)도 무역금융 분야에서 ‘바젤III’ 규정 완화를 위해 로비하고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주요국 규제 당국은 주식 등을 중심으로 한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은 7%, 우선주까지 포함한 전체 자기자본 비율은 10.5%를 최저 기준으로 정한 '바젤III'를 적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세계 경제가 금융 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익 기반이 약해져 향후 은행권의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