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머넌트 노바라’ 요시다 다이하치 日감독 인터뷰

입력 2010-11-03 11:00 수정 2010-11-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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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은 어디쯤일까?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사랑의 끝은 어디쯤일까? 사랑을 따라가면 어떤 지점에 종착할지 카메라로 그 동선을 담은 감독이 있다.

낙엽진 신사동 가로수길 비좁은 골목의 한 조용한 카페에서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의 요시다 다이하치 일본인 감독과 마주했다.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는 바닷가 작은 마을의 미용실 ‘퍼머넌트 노바라’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바람난 남편을 사랑하는 여인 ‘미쓰에’ , 마을에서 가장 남자 복 없는 여인‘토모’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여인 ‘나오코’등 세 여인의 사랑법, 고민 등을 풀어 나간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사랑의 일생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면서 “사람들은 영원히 열정으로 서로를 사랑할 순 없다.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친밀감 등 다른 형태로 변한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영화 속 세 여인의 다양한 사랑을 카메라로 계속 따라가 보고 싶었고 궁극적으로 ‘사랑의 끝'까지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은 코지현이다. 앞엔 바다, 뒤엔 산으로 둘러싸여 아름다운 영상을 선사한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배경 속 바닷가 마을의 풍경은 제3자에겐 아름다움이고 환타지이지만 그 속을 사는 사람들에겐 가난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며 “아름다움은 고통의 현실을 동반한다는 것을 영상이 말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감독은 ‘사랑’영화라고 잔잔하게 흘러 가도록 놔두진 않는다.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만화적인 요소가 극적인 재미를 더해준다.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장면은 ‘전기톱 할아버지’의 등장이다. 전기톱을 들고 나타나 마을의 전봇대를 차례로 쓰러 뜨리는 치매 할아버지를 단순히 '정신이 나간'사람으로 취급할 만큼 관객들은 냉정해질 수 없다.

외로울 때마다 전봇대를 전기톱으로 자를 수 밖에 없었던 할아버지의 사연 때문이다. 감독은 “웃으면서도 진지할 수 있는 부분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인생은 드라마틱하지 않은가”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좀더 예리한 관객이라면 이야기의 주제가 담긴 숨은 코드를 찾아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틈틈이 어린 시절의 세 여자의 소꿉시절로 필름을 되돌린다. 어린 시절 나오코는 자전거를 새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게 된다. 그의 친구들은 나오코의 새 자전거를 서로 타보겠다며 실랑이를 벌인다. 이들이 옥신각신 쟁탈전을 벌이는 동안 결국 자전거의 바퀴는 언덕 아래를 향하고 지나가는 트럭이 자전거를 받아 버린다.

그는 “나오코의 자전거를 통해 소중한 것은 언젠가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망가질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나오코에게 그 첫 번째가 자전거였다면 두 번째는 그의 사랑 ‘카지마’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시다 감독은 하고 싶은 말들을 영화 곳곳에 숨겨뒀다. 어린 꼬마가 생떼를 쓰며 ‘귀여운’헤어 스타일을 요구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주인공 나오코의 심경변화조차도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나타냈다. 심지어 동네 아줌마들이 뽀글뽀글 파마머리에까지 신경을 쓴 그의 섬세한 연출력은 소름 돋기까지 한다.

일본 코지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은이로 부터 나이든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사랑과 유머, 슬픔을 그린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는 11월 4일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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