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각변동 시작됐다

입력 2010-10-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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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매각 본격화

우리금융 민영화가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어느 조합이냐에 따라 이번 민영화를 통해 명실공히 1위의 입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수전을 앞두고 각 은행들은 전략짜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우리금융 매각 본격화 =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30일 우리금융지주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조간신문에 입찰공고한다. 매각 공고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요건인 최소 입찰 규모로 ‘4% 이상’ 지분 인수를 제시하면서 관심있는 기관들은 우선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예금보험공사를 매각주체로 각각 ‘50%+1주 이상 지분’을 제시하되 구체적인 요건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공자위 관계자는“12월 초중순까지 입찰을 받아서 가급적 12월말까지 본입찰에 참여할 최종입찰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 시중은행 지각변동 올까 = 우리금융 민영화는 금융권 지형도를 뒤흔들 초대형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흥행 면에서는 실패하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서 공식적으로 우리금융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곳이 하나금융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우리금융에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신한금융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을 뿐 아니라 최근 ‘신한사태’로 우리금률 민영화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간 인수의지를 밝혔던 하나금융에 우리금융이 매각된다면 명실상부한 1등 은행으로 올라 설 수 있다. 특히 양자가 합치면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이 보조를 맞추며서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9년 12월 말 기준 하나금유은 전체 대출 가운데 52.7%를 가계 대출, 44.5%를 기업 대출(기업 운전자금+시설자금)로 운용 중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같은 기준으로 가계 대출 39.9%, 기업 대출 51.6%를 운용 중이다.

하지만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하나금융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치 않으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최대주주였던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난 20일 보유 지분 9.6%를 전량 매각하면서 우리금융 M&A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안은 우리금융이 재무적 투자자 4~5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점주주 체제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원하는 과점주주 방식의 민영화는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를 감안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껄끄러운 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식에 따라 은행간 사업구조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환은행도 매물로 나와있는 등 금융권 내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방은행 재편 본격화 = 우리금융 민영화 방침이 구체화되면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 선언하며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나섰다. 그동안의 물밑 작전에서 벗어나 수면 위로 부상,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것이다.

부산은행의 총 자산은 9월 말 현재 36조 2836억원이며 대구은행은 32조9684억원으로 지방은행 1,2위를 다투고 있다. 26억원 규모의 경남은행을 누가 인수하냐에 따라 지방은행 판도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대구은행은 지난 27일 이후 금융위원회에 정식으로 금융지주사 설립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주주총회에서 본인가를 신청, 최종 승인을 거쳐 내년 3월 ‘DGB 금융지주(가칭)’를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설립 초기단계에는 주식이전으로 DGB금융지주가 완전 모회사가, 대구은행과 대구신용정보, 카드넷은 완전 자회사가 된다.

대구은행은 이번 지주사 전환이 우리은행 민영화에서 비롯된 경남·광주은행 민영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이를 대비해 UBS &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 인수자문단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자금조달에도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금융지주사 설립을 신청한 부산은행의 지주사 출범은 조금 앞당겨질 전망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 인가가 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2월이면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현재 자회사로 BS투자증권, BS캐피탈, 부은신용정보 등을 두고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분리매각이 이뤄질 경우 지방은행 구조개편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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