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에 세계 유수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사정 개선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긴축재정, 세금인상, 통화정책, 제도 정비 등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킴에 따라 M&A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5일에는 유럽 최대 은행 HSBC가 73억달러(약 8조1430억원) 규모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드뱅크 인수 협상을 중단했다.
캐나다의 세계 최대 비료업체 포타쉬에 대한 중국 국영 화학회사인 시노켐의 적대적 인수건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이 기업 임원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간 M&A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M&A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답한 임원은 4분의 1에 못 미쳤다.
이는 6개월전의 38%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필립 노블렛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유럽 M&A부문 공동대표는 "경제에 대한 우려와 시장 변동성으로 M&A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글로벌 M&A 규모는 전년에 비해 21% 늘어난 1조750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이 M&A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매슈 폰선비 바클레이스캐피탈 유럽 M&A부문 공동대표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 가치나 구조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를 맞아 인수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린 후 진행하는 대형 M&A에 대한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리차드 터닐 블랙록 글로벌 자산팀 대표는 "자금을 자사에 투자하거나 일부 자금을 주주들에게 되돌려주는 등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없이 M&A에 나서는 것은 유기적 성장을 꾀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