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소비자들이 구입한 도난·파손상품에 대해 전격적인 보증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에 일조할 수 있다는 의견과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악성 소비자) 양산 등 부정적 측면에 함께 제기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마트에서 판매한 공산품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다(多)보증’서비스를 오는 14일부터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마트에서 판매한 TV, 자전거, 핸드폰 등 모든 공산품에 대해 구매일로부터 1년간 도난 및 파손시 손상 보상 혜택을 제공하고, 제조사가 무상 A/S를 1년 이상 보증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보증기간 외에 최대 4년간 무상 A/S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롯데마트 노병용사장은 “그동안 롯데마트가 경쟁사와 10원 전쟁을 하는 가격혁명에 이어 상품혁명을 진행해왔다면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서비스혁명”이라며 “유통업계에 큰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마트 3위인 롯데마트가 유료로 가입회원을 받아 충성도를 높이면서 정체된 매출을 높이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소비자의 충성도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면 전략의 성패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상품보상제는 대형마트 매출의 20%에 밖에 되지 않는 공산품에 국한돼 신선식품이나 소모성 생필품을 사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비용이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마트가 손해보험업체이 지불할 보험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병용 사장은 “판촉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오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롯데마트측은 마트가 부담해야 할 연간 보험료 액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블랙컨슈머도 골칫거리다. 구입한 상품을 고의적 파손해 보상을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기자간담회 서두에서 “새로운 서비스혁명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 블랙컨슈머 부분”이라며 “하지만 한국 소비자 시민의식이 높아져 보상받기 위한 고의적인 파손행위는 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