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4분기 지수는 ‘105’로 올해 2분기에 호조세로 반전된 이후 완만한 상승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사정 호전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기업들이 ‘매출증가’(85.6%)를 꼽았고 다음으로 ‘수익성 증가’(10.2%), ‘제조원가 하락’(3.4%), ‘대출원활’(0.8%)을 지목했다.
기업 자금사정지수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소기업(104)에 비해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자금사정(107)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105’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대해 대한상의측은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세와 함께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좋아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환율, 원자재가격,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 등이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의측은 “중소기업의 경우 긴급자금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Fast Track)이 연말까지 연장되기는 했지만 금리인상과 총액대출한도 축소 등 추가적인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금조달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7.5%의 기업이 ‘금리 인상’이라고 응답했으며,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23.8%)‘, ’매출채권 회수 부진’(23.1%), ‘외환 변동성 확대’(19.1%), ‘정부의 자금지원 축소’(4.6%) 등을 뒤이어 꼽았다. <기타 1.9%>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 7월 2.0%에서 2.25%로 0.25%p 인상된 이후 동결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중소기업 자금지원 제도의 하나인 총액대출한도는 3분기부터 10조원에서 8.5조원으로 1.5조원 축소된 상황이다.
자금조달 시장 상황에서는 4분기 전망치가 ‘105’로 조사돼 직·간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전분기에 비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주식(107), 은행(105), 회사채(104), 기업어음(104)은 전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2금융권(100)을 통한 조달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금수요 항목별로는 운전자금 ‘106’, 시설자금 ‘104’, 부채상환자금 ‘101’ 순으로 나타났다. 재무상황은 ‘109’로 전분기에 비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며, 수익성과 현금성 자산이 각각 ‘108’과 ‘106’으로 조사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향후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