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0시 경기도 김포시 국제조각공원에서 성대한 개회행사로 시작한 ‘DMZ 접경 트레킹 대회’는 G20 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분단현장을 체험하며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에 따르면 ‘DMZ 접경 트레킹 대회’는 조강리 민통선과 임진강변의 철책선을 따라 애기봉까지 6.8km, 완주까지 약 5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로 북한 땅을 보고 걸으며 분단 현장을 체험하는 행사다.
이날 대회에는 유영록 김포시장을 비롯, 양재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장, 정운택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 회장, 황순일 김포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총 2000여명의 참가자가 북녘땅을 바라보며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컵스카웃 서울 남부연맹에서 총 350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서 온 한 참가자는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DMZ의 생태 현황을 체험하게 해보고 가족 간의 화합을 다지고 싶어서 함께 왔다”고 말했다.
참가자 중 최고령자인 70대 한 참가자는 이번 행사를 참가하기 위해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혼자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지만 DMZ는 쉽게 경험해 볼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신청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천 서구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아들이 그저께 포천으로 군대를 들어갔는데 아들 생각 때문에 참석하게 됐다”며 “군부대의 장병들을 보며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식전행사에서는 대한패러모터연맹에서 ‘DMZ 접경 트레킹 대회’를 축하하는 패러모터 축하비행이 펼쳐졌다. 이어 김포 사물놀이패의 농악놀이, 해병대 군악대의 군악대 연주가 이어졌고 한국독도사관의 천숙녀 관장이 축시를 읊었다.
이어 공재 김일명 선생이 통일을 염원하는 붓글씨 퍼포먼스를 선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일명 선생은 즉석에서 “대한민국 소원은 오직 남북통일”이라는 글씨를 써서 대형 걸개 족자를 완성해 박수를 받았다.
특히 식전 행사에서 으레 내빈들의 축사나 환영사가 있게 마련인데 주최측은 내빈과 참가자들이 똑같이 걷고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대회사를 생략하고 진행했다.
끝이 안 보이게 펼쳐진 청정한 하늘과 누렇게 익은 김포평야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지만 하나같이 편안한 얼굴이었다.
참가자들은 중식으로 전투식량과 건빵을 먹으며 군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또 통일을 염원하며 철책선에 리본을 달아보고 민통선과 이북지역을 관할하는 해병대 청년부대를 견학하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제공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김포시 그리고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는 향후 이 트레킹 대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DMZ 컨텐츠를 활용한 국가브랜드 레저스포츠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걷기’ 마니아인 유영록 김포시장은 “오늘 걷게 될 곳은 6.25 전쟁 때 접전지역 이었던 곳”이라며 “철책선 안에 있는 아름다운 전경을 보며 분단의 아픔을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 사무총장은 “해마다 해왔지만 올해는 G20 정상회의가 열려 더욱 뜻깊다”며 “평화의 트레킹 축제를 통해 60년 간 보전돼 온 우리의 자연 유산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