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JNA 정진직 포토>
“클럽헤드를 가속시키고 보다 정확하게 볼을 때릴 수 있다면 거리를 늘릴 수 있죠.”
아마추어 골퍼의 영원한 꿈은 ‘더 멀리, 더 정확하게’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모두 장타를 앞세울 것이다. 때로 OB(아웃 오브 바운스)가 나도 시원하게 한방 날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골퍼가 적지 않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김하진. 25.나이키골프)이 그 해법을 제시했다. 우정힐스CC에서 열리고 있는 코오롱제53회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에 출전 중인 앤서니 김은 “클럽의 샤프드 길이만 짧아도 스피드를 더 낼 수 있다. 샤프트 길이를 줄인 만큼 볼을 보다 정확하게 헤드 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장타비결을 밝혔다.
이런 원리는 사실 앤서니 김이 체득한 것이다. 그는 체구가 그리 크지 않다. 177.8cn, 73kg. 그런데 상체보다 하체가 길고 팔도 길다. 이런 자신의 체격조건을 감안해 드라이버의 요령을 터득한 것이다.
그는 항상 그립을 5cm 내려 잡고 백스윙을 줄인다. 여기에 다운스윙에서 임팩트 폴로스루까지 최대한 순간 스피드를 높인다. 이것이 장타 비결이라는 얘기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07년 평균 드라이버 302.4야드, 2007년 300.9야드, 지난해 299야드를 날렸다.
그는 장타력에 대해 “그립을 짧게 잡으면 정확성이 높아진다. 드라이버샷은 더욱 그렇다. 앞으로도 바꿀 생각은 없다. 모든 클럽 이렇게 잡는다”고 말했다. 그립을 내려 쥐면 샤프트 길이가 짧아지게 되고 어느 정도 거리 손실을 보지만 생각보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10야드 정도의 오차로 보고 있다. 강점은 정확하게 임팩트 됨으로써 좌우로 휘지 않으니까 더 멀리 간다는 논리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오버스윙을 하지 말라는 것. 아마추어 골퍼와 라운드를 하다보면 대개 오버스윙을 한다는 것의 그의 지적이다.
그는 “오버스윙은 치명적이다. 4분의 3(스리쿼터 three-quarter) 백스윙은 편안함을 준다. 그립을 잡은 손이 어깨 높이까지 올라오면 백스윙을 멈춘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어깨 회전을 해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김의 스윙에 대해 프로골퍼 홍희선 박사(KBS골프해설위원)는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아주 약간 주저앉는 듯한 동작을 취한다. 이렇게 하면 양발이 지면에 강하게 밀착되면서 지면을 지렛대로 이용해 파워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몸을 낮춘 뒤 임팩트를 통과할 때 발로 지면을 밀며 체중을 왼발로 이동시키면서 스윙 최저점에서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특히 상체가 스프링을 꼬아 놓은 것 처럼 '코일링'이 완벽하다. 이것이 장타를 만들어 낸다”고 분석했다.
앤서니 김에 대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크 오미러(53.미국)가 극찬한 바 있다. 오미러는 마스터스 등 PGA투어에서 16승을 올린 베테랑. 오미러는 데뷔초 앤서니 김의 스윙을 지켜본 뒤 “나는 선수를 보는 눈이 있다. 앤서니의 스윙은 22살 시절 타이거 우즈를 능가한다”며 “앤서니는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라이브 비거리와 쇼트게임, 퍼트 능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김은 최근 미국골프전문지 골프매거진에서 PGA 투어프로 7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고의 ‘스윙어’로 뽑혔다. 앤서니 김은 15%를 얻어 타이거 우즈(8%)를 제치고 1위에 선정됐다.
앤서니 김은 올 시즌 쉘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다. 평균타수는 70.54타로 공동 51위, 상금은 710,186달러 획득해 랭킹 18위에 올라 있다.
한편 왼손 손가락 부상으로 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앤서니 김은 “아직도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지만 고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우승컵을 꼭 안고 싶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2008년 이 대회에서 3위를 했다.
안성찬기자golf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