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아셈 정상회의 폐막...세계 금융지배구조 개선

입력 2010-10-06 06:23 수정 2010-10-0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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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선언' 채택...동북아 안보.기후변화.아프간戰 등 폭넓게 논의

제8차 아셈(ASEMㆍ아시아-유럽미팅) 정상회의가 5일 벨기에 브뤼셀의 로열 팰리스에서 1박2일의 일정을 마치면서 의장 성명과 세계 경제 거버넌스(지배구조)에 관한 '브뤼셀 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이번에 정식으로 아셈 회원이 된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한 46개국 대표와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수친 피추완 아세안(ASEAN)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국제적, 지역적 이슈가 폭넓게 다뤄졌다.

'삶의 질'을 기본 주제로 진행된 이번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정상들은 지속가능 개발의 3대 축인 경제개발, 사회통합, 환경보호 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이 분야에서 아셈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의장 성명은 또 "교착상태에 놓인 도하개발어젠다(DDA)의 포괄적이고 균형된 협상 결과를 도출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거부하며 기존의 관세ㆍ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등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의 다자무역체제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명시했다.

기후변화와 관련, 의장 성명은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되는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 및 교토의정서 당사국 회의에서 주요 미결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정상회의에서는 이러한 국제적 이슈 이외에 지역적 현안도 폭넓게 논의됐는데 이란 핵개발과 관련, 협상을 통한 신속한 해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구조치의 준수를 촉구하는 동시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권리를 존중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의장 성명에서 중동 평화를 언급하면서 "이스라엘과 평화적으로 상생하는 독립적ㆍ민주적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이 궁극적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정상들은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세계 금융ㆍ경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의장 성명과 별도로 '브뤼셀 선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브뤼셀 선언을 통해 △탄탄하고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균형 성장 △시장의 신뢰 회복 △금융시스템의 복원력과 투명성 강화 △금융 부문 개혁 △개발도상국 경제성장 등을 위해 아시아와 유럽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브뤼셀 선언은 특히 G20이 금융안정위원회(FSB)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금융시스템 복원력, 투명성을 신속히 강화하려는 노력의 진전을 촉구하는 한편,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이해가 갈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을 내달 서울 G20 정상회의까지 이행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폐회식 후 기자회견에서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아시아와 유럽이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훌륭한(excellent)'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브뤼셀 선언의 채택은 국제적인 (금융ㆍ경제)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 조율된 행동의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고 "이번에 아시아 파트너들과 한 대화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에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격년제로 열리는 아셈 정상회의의 차기 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라오스의 제의를 환영함으로써 제9차 정상회의는 오는 2012년 라오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자국의 이익이 걸린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며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켜 미국과 함께 이른바 'G2'로 불리는 파워를 과시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이끈 중국 대표단은 유럽 측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관련해서도 "과학과 UNFCCC 원칙에 기반을 둔 조치를 촉구하며 개도국의 최우선 순위는 사회, 경제 개발 및 빈곤 퇴치임을 염두에 둔다"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주장, 관철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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