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의 대선주조 인수와 관련해 부산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11월 중으로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선주조 임직원들은 물론, 시민단체와 부산시까지 ‘롯데 제외’를 공식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 임직원들은 인수전이 부산상공계 컨소시엄과 비엔그룹, 롯데칠성음료 3파전으로 압축되자 최근‘롯데 인수 반대’를 골자로 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종업계인 롯데가 인수하면 대표제품인 ‘시원소주’가 사라지고 80년을 지켜온 향토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 결국 부산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논리다.
대선주조 임직원들은 “롯데가 참여하지 않고 부산기업과 상공인들이 회사를 인수하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고통을 분담하고 우리사주 참여를 통해 인수금액의 일정부분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사실상 롯데 인수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했다. 부산시는 최근 ‘대선주조 매각과 관련한 부산시 입장’을 통해 “2004년 대기업인 푸르밀(전 롯데우유)이 인수하면서 많은 기대를 했지만, 인수 4년만에 시세차익을 내고 사모펀드에 매각, 시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특정 기업의 경제활동에 개입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롯데 반대를 들고 나온 것은 그만큼 지역여론이 악화된 상태라고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
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 관계자는 “그룹 쪽에서 진행하는 사항이라 아는 바가 없고 어떠한 멘트도 할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푸르밀과 롯데는 아무 관계도 아니고 이번에 롯데칠성이 인수한다 하더라도 시원소주가 없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롯데는 지역발전을 위해 애쓰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대선주조 인수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산상공계 컨소시엄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선주조 인수제안서 마감 결과 부산상공계 컨소시엄이 롯데칠성과 비엔그룹 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간사인 대우증권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실사를 거쳐 최종인수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