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가 ‘그라나도 에스파타’를 개발한 IMC게임즈의 지분 40%를 공개 매각했지만 정작 인수에 나서야 할 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한 상황이다.
IMC게임즈는 ‘라그나로크’ 제작을 총괄했던 김학규 프로듀서가 그라비티에서 독립해 지난 2003년 설립한 회사로 회사 설립 과정에서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대표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인해 한빛소프트와 인연이 시작됐다. 그 후 IMC의 첫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게 되면서 지분 40%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IMC게임즈의 매각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바로 차기 신작의 퍼블리싱 판권의 향배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PC게임 ‘악튜러스’와 MMORPG ‘라그나로크’, ‘그라나도 에스파타’로 명성을 날린 김학규 대표가 개발한 차기작의 퍼블리싱 판권과 IMC게임즈의 지분을 함께 가져갈 경우 향후 신작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됐다.
한빛소프트측은 게임사든 펀드든 구분 없이 가격 조건만 맞으면 누구에게나 매각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학규 대표의 ‘네임밸류’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각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NHN 한게임측은 차기작의 글로벌 판권 확보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분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리스크 비용이 크다며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NHN 관계자는 “퍼블리셔로서 모든 개발사에 대해 열려 있는데 IMC게임즈는 그 중 하나다”면서 “보통 서로 뜻이 맞았다면 벌써 추진되지 않았을까”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IMC게임즈의 지분 매각에서 가장 걸림돌은 200억 가량의 작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도 김학규 대표 및 관련지분이 60%에 달해 곧바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40%를 가져가봐야 대주주일 뿐이지 51%를 가져와서라도 경영권을 확보해야 의미가 있지 않겠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진행할 수는 있다고 해도 경제적인 논리로 따지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게임 업체 관계자도 “우리 역시 IMC게임즈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 성사되지 않았다면 가격이 맞지 않아서 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정통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IMC게임즈측도 한빛소프트의 보유지분 40%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한빛소프트측과 직접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학규 대표가 지분을 인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차기 신작도 자체적으로 퍼블리싱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는 것. 하지만 역시 가격에 대해 한빛소프트측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현재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IMC게임즈 관계자는 “솔직히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우리가 지분을 다 가져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40%의 지분 없이도 지금까지 무리 없이 서비스 해 왔을 뿐더러 향후 서비스 이후 조금씩 갚아나간다고 하더라도 그 비용을 들일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퍼블리싱을 직접 하려고 계획했었지만 게임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뜻이 맞는 퍼블리셔가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주인을 잃고 표류중인 IMC게임즈의 지분과 아울러 내년 공개를 앞둔 김학규 사단의 대작 MMORPG 신작 판권을 누가 가져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