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득점왕ㆍMVP차지할까...

입력 2010-09-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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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17세 이하(U-17)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간판 골잡이 여민지(함안대산고ㆍ17)가 한국 축구선수 최초 득점상(골든부트)과 최우수선수상(골든볼) 수상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여민지는 22일(이하 한국 시각)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우바의 아토 볼던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1 동점골을 빚어내 '리틀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고 한국 축구 사상 최초 FIFA대회 결승 진출 달성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매경기 승부의 분수령에서 날카로운 '공격 본능'을 과시하던 여민지는 이날 경기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스페인의 선제골로 0-1로 끌려가던 전반 25분. 김나리가 왼쪽 측면 크로스로 올려준 공을 골대 정면에서 몸을 날려가며 시도한 다이빙 헤딩슛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시에 전반 내내 스페인의 기세에 눌려 있던 한국이 리듬을 되찾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반전시킨 천금같은 골이었다.

남아공과 1차전의 1골1도움, 멕시코와 2차전의 2골, 나이지리아와 8강전의 4골 등 독일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여민지는 이날 경기 동점골로 1골을 추가하면서 모두 8골(2도움)을 기록하며 득점경쟁에서 단독 1위를 굳건히 지켰다.

8강전까지 7골로 여민지와 동률이던 독일의 키이라 말리노프스키를 비롯해 득점 순위 10위권 이내의 경쟁자들은 모두 8강에서 탈락해 짐을 쌌다.

일본의 요코야마 쿠미(4경기 5골1도움)와 북한의 김금종(4경기 4골)이 각각 득점 순위 6위와 8위에 올라 있지만, '우승'이라는 강한 목표의식을 가진데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여민지의 기세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민지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데도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모두 4골을 쓸어담으며 한국 축구 선수로 FIFA 주관대회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작성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여민지는 득점왕 외에도 이번 대회 FIFA 등록 기자단 투표를 통해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도 떠올랐다.

물론 두 상 중 하나만 차지하더라도 한국 축구 선수로서는 남녀와 나이대를 불문하고 최초가 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이나 골든슈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8월 끝난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한양여대ㆍ19)이 8골로 받은 다득점 2위 '실버부트'와 최우수 선수 부문 2위 '실버볼'이 한국 선수가 FIFA 대회에서 받은 개인상 부문 역대 최고 성적이고, 남자 대표팀에서는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브론즈볼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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