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가 발효되면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부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7월1일부터 잠정발효된다.
한국과 EU 양측은 내달 6일 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하면 협정문을 양측의 의회에 보내 잠정발효를 위한 비준동의절차를 밟게 된다.
한.EU FTA가 정식 발효되려면 한국 국회와 27개 EU 회원국 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양측은 조기발효를 위해 EU의회 비준동의만으로 FTA를 잠정적으로 발효할 수 있도록 `잠정발효'에 대해 합의, 협정문에 명시했다.
외교부는 내년 7월1일로 양측이 합의한 FTA 잠정발효 일자에 대해 "이는 우리 국회 비준동의 및 유럽의회 비준동의 등 양측의 국내절차 완료를 명시적으로 전제하고 합의된 일자"라고 밝혔다.
유럽 자동차 업계가 그동안 한.EU FTA에 대해 반대하며 EU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왔고, 한국 내부에도 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없지 않다는 점에서 양측 의회의 심의과정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한.EU FTA가 내년 7월1일부터 잠정발효하기 위해선 양측이 내년 6월말까지 의회 비준동의 절차를 마치면 된다는 점에서 시간이 충분한 데다가 한국 국회나 EU의회 모두 만장일치가 아니라 표결로 비준동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서명을 앞둔 협정문에 따르면 EU는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되 이 가운데 99%는 3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으며, 한국은 3년 이내 관세철폐 품목을 공산품 전체의 96%로 정했다. 쌀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외교부는 "EU는 세계 제1위 경제권이자 한국의 제2위 교역 파트너"라면서 "한.EU FTA가 발효되면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특히 EU의 평균관세율은 5.6%로 미국(3.5%)보다 높아 FTA의 효과가 크다면서 자동차(관세율 10%), TV 등 영상기기(14%), 섬유.신발(최고 12~17%) 등 주요수출품목에서 가시적인 혜택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아니라 FTA는 선점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한.EU FTA 잠정발효 일자가 결정됨에 따라 서명된 지 3년이 지나도록 답보상태에 있는 한.미 FTA도 비준을 서두르게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