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념식에서 직급별 근속자 대표들이 모여 50주년 축하 케잌 거팅식을 실시하고, 광주공장에서는 금호타이어의 희망찬 미래와 발전을 기원하는 식수행사를 개최했다.
하지만 반세기동안 영속한, 글로벌 10대 타이어 회사라는 위상에 비춰볼 때 다소 조촐한(?) 기념식이었다.
이는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속적으로 이어진 모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지난해 12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 경쟁력 확보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는 2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 비율도 워크아웃 이전 수준인 300%대로 내려가는 등 경영 정상화 노력이 빠르게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통운도 오는 11월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국내 최장수 기업인 두산을 제외하면 대한통운의 80년 역사는 국내 기업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대한통운도 80주년 기념식에서 사사(社史)발간 외에는 조용하게 창립기념식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늦게 그룹 식구로 합류한 대한통운은 그룹 유동성 위기가 있을 때마다 방패 역할을 하고,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주가 10만원을 돌파하는 등 실질적인 그룹의 얼굴로 자리매김했지만 큰 집의 분위기가 침체돼 조용한 생일잔치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됐다.
대한통운의 이같은 조용한 생일잔치는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다른 계열사처럼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지 않지만 그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빨강색의 화살표 모양인 현재의 CI로 변경하고, 미래로 비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CI 교체후 불과 3~4년만에 그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들이 흑자기조로 돌아섰고, 취약하던 재무구조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어쩌면 작금의 금호아시아나 상황은 박삼구 명예회장의 말처럼 “500년 영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 될는지도 모른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들 모두 국내 각 업종에서 대표기업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기업들이 100주년을 맞을 때는 정말 성대한 생일잔치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