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승세는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어서 정부가 추가 긴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일(현지시간) 중국 70개 대도시의 지난 8월 부동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3% 올랐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4월 최고점인 전년 대비 12.8% 상승을 기록한 이후 오름폭이 둔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부동산 가격이 전년에 비해 10.3% 올랐고 지난달은 전문가 예상치인 10% 상승을 밑돌았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정부의 과열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한때 거래량이 감소한 영향도 있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신문 인민일보는 지난달 31일 사설에서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고 정부 정책의 결과는 대중들이 기대하는 것과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홍콩 법인의 알란 진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가격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어 정부가 추가 긴축책을 펼칠 가능성을 줄였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격상승세가 주춤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장핑 주임은 지난 5일 “현재 대도시 및 중소도시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매우 높다”면서 “일부 대도시의 주택가격 급등 및 주택에 대한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추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 언급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사이트인 소우펀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8월 거래량은 전월에 비해 증가, 선전의 경우 거래량은 전월에 비해 84% 급증했고 상하이는 31%, 베이징은 23% 각각 늘어났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차이나반케는 지난 8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19억9000만위안(약 2조744억원)에 달해 부동산 개발업체의 월간 매출 중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션젠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체 사이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거래량의 급증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준 마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현 긴축정책은 적어도 향후 몇 개월 동안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대출 관리 및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감독 강화 등 추가 긴축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채터드의 스티븐 그린 중국연구소 소장은 “새 아파트들이 이달과 다음달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