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전 세계의 진미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가이드북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1001가지의 음식 재료를 가득 담았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있는 음식 재표 뿐만 아니라 각 재료마다 그 기원과 역사, 특징에 대한 설명과 주요 생산자, 지역 등이 설명돼 있어 음식관련 종사자들이 참고할만한 책이다.
정 부회장은 책 선물과 함께 편지를 동봉해 "각국의 음식을 많이 접해본 저로서도 이 책을 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진귀한 음식 재료가 많다는 사실에 감탄했다"며 "책에 소개된 재료를 활용한 신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정 부회장이 트위터로 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면, 직원과는 대화와 선물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상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간부나 평직원을 떠나 사내 통신이나 식사를 하면서 소통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책선물은 흔하진 않지만 식품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해당부서나 바이어들에게 마케팅이나 상품개발을 독려하는 형식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식품 쪽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나서부터 이마트의 간편가정식(HMR) 상품이 140여가지 메뉴가 출시돼 올 3-8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증가했고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9월 식품관을 리뉴얼한 이후 점포 전체 매출이 24%나 늘었다.
8일 이마트 성남점에 들어설 '스타일마켓'도 세세한 것까지 챙기려는 정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스타일마켓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정회장과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스타일 마켓 '이름짓기'부터 특유의 세심함을 보이며 관심을 표출했다. 당시 태스크포스팀이 '스타일마켓 바이 신세계'(style market by shinsegae)로 신세계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고 했으나 정회장은 이들의 제안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시작할 때도 신세계가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고 제품경쟁력과 가격 차별화 등으로 접근하자고 해서 성공했는데 굳이 넣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마트에 있는 매장이라 고객들이 먼저 알고 신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일마켓은 신세계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유통모델로 백화점 핵심 패션브랜드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성남점이 본 궤도에 오르면 상권에 따라 독립점포를 내거나 미니백화점도 구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마트가 자체개발상품(PL)을 내놓을 때 애완용품 담당자에게 개를 키우지 않고 개가 그 상품을 좋아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충고하자 그 바이어가 개를 키우며 상품 개발의 방향성이 상품에 대한 지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는 일화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