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두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머리싸움에 나섰다.론스타와 ANZ가 외환은행의 M&A 의지가 많다는 점에 대해 서로 합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가격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일 "론스타와 호주 ANZ는 서로 외환은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가격차이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ANZ가 외환은행에 대한 중간실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가격의 적정성을 다시 확인해 보겠다는 의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ANZ는 한국 진출을 놓고 수익성 부분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외환은행이었고 실사결과를 놓고 론스타와 가격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매물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지분 51.02%를 가진 론스타는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한 1조1928억원과 그동안의 배당금 8889억원을 합쳐 모두 2조817억원을 회수했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의 투자한 원금인 2조1548억원의 96.6%를 회수한 것이다.
론스타는 이처럼 투자원금의 대부분을 회수했지만 수익률 차원에서 외환은행 매각대금을 경영권 프리미엄과 함께 주당 1만8000원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하지만 ANZ는 주당 1만8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라며 현재 외환은행의 가치를 분석하면 현재의 주당가격인 1만3000원도 비싸다는 입장이다.
ANZ는 이번 중간실사를 통해 적정한 가격을 산출해 론스타와 다시 협의할 계획이다. 론스타가 내놓은 외환은행의 매각가격이 적절하다고 판단되지 않을 경우에는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철회할 예정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론스타와 ANZ가 외환은행 가격을 놓고 입장을 좁히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환은행 M&A가 장기 표류된다는 것은 올 초부터 예정된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M&A가 오픈 딜(Open Deal)이기 때문에 매각작업이 중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ANZ와의 협의가 무산되면 국내 금융지주사들과 협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 ANZ와의 협의가 무산된다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며 "MBK파트너스도 지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국내 지주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시 참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