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제조업체 혼하이정밀이 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애플, 델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혼하이의 C.L. 황 부사장은 “혼하이는 임금 인상분을 상쇄하기 위해 고객사와 납품가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혼하이는 자회사인 팍스콘의 중국 선전 공장에서 올해 들어 10명이 넘는 근로자가 연쇄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해 근로환경 개선 및 임금인상 압력을 받았다.
이에 혼하이는 오는 10월부터 기본급을 2배 이상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리 고우 혼하이 회장은 “임금인상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를 가속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팍스콘은 고객들과 이미 임금인상에 따른 올해 3분기 가격조정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혼하이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최대 조립 생산업체로 델과 노키아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라고 WSJ는 전했다.
팍스콘 계열사인 치메이전자의 중국 포산시 공장에서도 지난 20일 한 남성 근로자가 투신자살해 혼하이의 연쇄자살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혼하이는 납품가 인상 이외에 중국의 일부 공장을 인건비가 보다 저렴한 중국 동북부나 중부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말 혼하이가 중국 중부 허난성 정저우시에 새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혼다차와 도요타 및 피자헛과 KFC를 운영하는 윰 브랜드 등도 근로자들의 요구에 올해 들어 일제히 임금을 인상했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상하이와 선전 지역의 인건비는 올해 20~25% 올랐다.
혼다차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잇따른 파업으로 고객에 제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해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5만113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