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금리를 기준 금리 인상을 한지 13일이 지났지만 국내 주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에 눈치보기를 하며 눈가리고 아웅식 판매전략을 보이고 있다.
첫 신호탄은 지난 14일 예금금리를 인상한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은 이날 6개월 정기예금은 연 0.2%포인트, 1년짜리 정기예금은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21일 정기적금, 오는 23일은 정기예금은 금리를 올린다. 이중 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슈퍼정기예금'은 이번 금리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민은행 측은 슈퍼정기예금이 최저금리에 해당하는 기본금리만 연 2.3%에서 2.5%로 0.2%포인트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대신 기본금리에 붙는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춰 최고금리는 지금과 똑같이 연 3.85%다.
다만 이번 인상안은 최저금리만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춰 최고 금리는 동일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은행이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를 같은 폭으로 올렸다. 기업은행은 16일 1년 만기 '서민섬김통장(예금제)' 기본금리를 0.2%포인트 올리면서 최고금리도 연 4.1%에서 4.3%로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부분을 반영해 22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금의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를 0.1~0.3%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상되는 상품은 ▲369정기예금 ▲생막걸 적금 ▲하나BIGPOT적금 ▲부자되는 가맹점 적금 ▲오필승코리아 적금 ▲ S라인 적금 ▲행복출산 적금 ▲ 부자되는 적금 등으로 전반적인 상품 라인 전체 금리를 올렸다.
이는 지난 달 시중금리 인상분을 선반영해 0.2~ 0.3%P 인상한데에 이은 조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타 은행들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인상된 뒤 단순한 셈법으로 은행 정기예금 이자도 함께 올랐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질적인 금리 인상은 없어,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별로 없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는 즉각 올리고 예금금리 인상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대출금리 대부분은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와 연동돼 있는 변동형인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확정형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상품과 예금상품에 적용하는데 시차도 발생하고 있고 은행들간 금리인상 눈치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소극적인 원인"이라며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도 금리 인상폭이 작거나 속도가 더딘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고객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 금리는 바로 올리고 예금금리 인상 속도와 폭은 은행 맘대로 인 것 같다"며 "합리적인 예적금 인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