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음료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포장 디자인뿐 아니라 시장 트렌드에 맞게 콘텐츠까지 바꾸는 이런 '리뉴얼(renewal)'은 신제품 개발보다 적은 비용에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1999년 출시한 '2% 부족할 때'는 흥미로운 제품명과 "사랑에 목마를 때 2%를 채운다"라는 스토리텔링형 광고로 2000년 연매출이 18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에 차츰 인기가 줄어 지난해에는 400억원대 매출을 보임에 따라 롯데칠성은 "2000년 신화를 재창조한다"는 전략으로 이 제품을 새단장해 내놓았다.
먼저 생수 선호도가 높아진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제품의 과즙 함량을 5%에서 2%로 낮춰 과즙 음료보다는 물에 가깝게 바꿨다.
디자인도 용기에 직접 음료와 애정지수의 관계를 풀이한 이야기를 새겨넣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춰보면 휴대전화에 음료에 대한 정보가 뜨는 '컬러 태그'를 달아 젊은층을 겨냥했다.
롯데칠성은 앞서 100% 과즙 냉장 주스의 대표적 제품인 '트로피카나 홈메이드스타일'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단장했으며, 곧 편의점 베스트셀러인 캔커피 '레쓰비'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오츠카도 최근 1990년대 식이섬유 음료 열풍을 이끌었던 '화이브 미니'를 바꿔 내놓았다.
1990년 출시된 이 제품은 1996년 매출 800억원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2000년대 비타민 음료가 떠오르면서 주춤했다.
동아오츠카는 이에 따라 100㎖짜리 '화이브 미니' 1병에 식이섬유뿐 아니라 비타민C가 300㎎ 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패키지 색상을 기존 주황색에서 초록과 노랑의 조합으로 바꿨다.
앞서 동아오츠카는 1971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장수 탄산음료 '오란씨'도 칼로리를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새로 내놓았다.
그 밖에 한국 코카콜라도 '환타'를 손으로 잡기 편하도록 허리 부분을 오목하게 만든 소용량 용기에 담아 선보였고, 광동제약은 출시 10주년을 맞은 '비타500'을 비타민B2와 히알우론산 성분을 보강하고 포장 디자인을 바꿔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