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당사자인 영국 석유회사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가 중동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고를 수습하지 못해 사면초가에 빠진 헤이워드 CEO가 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멕시코만 사태로 BP의 주가가 반토막이 나자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중동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취해진 적절한 조치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동 고위 관계자는 "기름 유출 사태가 발생한 이래 유동성 위기에 처한 BP와 중동 국부펀드들간 소통이 있어왔다"고 밝혔다.
BP는 최근 신주 발행 없이 멕시코만 사태 수습 비용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혀 구제금융을 모색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BP는 또 사태 수습 비용 마련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풍부한 석유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아부다비는 자금조달 및 자산 매각을 필요로 하는 BP 투자에 매우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BP는 지난 1930년대 이후 UAE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국부펀드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45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아부다비투자청은 지난 2007년 11월 씨티그룹이 투자 손실로 자금 수혈이 필요했던 당시 75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헤이워드 CEO가 투자청 관계자를 접견했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현재 아부다비에는 아부다비투자청 외에 무바달라와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사(IPIC) 등 다양한 국영투자회사들이 있다.
특히 무바달라는 아부다비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왕세자가 회장으로 재임 중이며 지난해말 885억디르함(약 2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이워드 CEO의 이번 방문은 단지 BP에 대한 투자 유치를 위한 목적 뿐만이 아니라 최근 러시아나 아제르바이젠 방문처럼 국제 파트너 관계에 대한 확신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UAE는 BP가 국영석유회사 애드녹과 함께 석유 탐사 및 생산을 벌이는 몇 안되는 중동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