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M&A 관련 분석이 나왔다.
KOTRA는 '중국의 해외 M&A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7개국을 대상으로 총 10건의 주요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역(逆) 마르코폴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역(逆) 마르코폴로 효과'란 700년 전 마르코폴로가 중국에서 나침반 등 최신 기술품을 세계에 소개했다면 이제는 중국이 해외 투자를 통해 선진기술 및 경영노하우, 브랜드 등 무형자산을 확보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들어 국적, 업종을 불문하고 해외기업 사냥에 나선 중국기업들은 기술과 브랜드를 얻는데 혈안이 되어있다며, 중국의 대형 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M&A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KOTRA 관계자는 밝혔다.
중국의 징시(京西) 중공업은 자동차 생산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얻기 위해 지난해 3월 미국 델파이(Delphi)사를 사들였다. 베이징시가 25%의 지분을 소유한 징시중공업은 베이징 시정부의 적극적인 주도로 이뤄졌다.
베이징시가 적극적으로 나섰던 데에는 베이징시 자동차 업체의 부품 조달이 대부분 해외 업체에 편중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품질과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델파이사 인수를 통해 델파이의 생산시설 뿐 아니라 750개 이상의 특허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었으며 미국과 멕시코, 폴란드, 인도, 중국에 진출해 있는 델파이의 글로벌 기지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M&A는 중국 자동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던 우리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최대 풍력 발전 설비 업체인 골드윈드사는 2008년 4월 독일 벤시스(Vensys)사를 인수해 선진기술 확보는 물론,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 1월 중국의 닝보윈성(寧波韻昇)은 일본 이스즈 자동차 계열의 자동차 부품사 닛코 전기를 인수하기도 했다.
작년 8월 중국 2대 가전 전문 유통기업인 쑤닝(蘇寧)전기는 일본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얻기 위해 일본의 대표적인 가전 양판점인 라옥스의 주식 27%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등극 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브랜드 이미지 확보를 위해 중국의 첸장그룹이 100년 이상의 전통을 보유한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업체 베넬리(Beneli)사 인수 사례, A.S Watson사가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해 독일 3대 약품유통기업인 로스만(Rossmann)사 인수사례 등 다양한 사례를 분석했다.
KOTRA 윤재천 지역조사처장은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위기를 틈타 M&A시장에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며 "최근 선진국들의 잇따른 경기침체는 우리기업들의 해외 M&A에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