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시장의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경쟁력이 뒷받침되는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른바 '매스티지 명품'으로 분류되는 대중명품을 여러개 구입하는 '분산소비'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급 명품인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등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매스티지 급 중에서는 구찌가 선전을 하고 있을 뿐 대부분 매출 순위권에서 뒤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갤러리아명품관 매출 탑3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가 차지했다. 샤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루이비통을 제치고 1위를 차지, 1~5월 매출은 전년대비 20% 이상 신장했다.
에르메스의 벌킨백과 켈리백은 1000만원대를 넘어서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갤러리아명품관에서 웨이팅 리스트(구매 대기순)에 이름을 올려 놓지 않으면 구매할 수가 없다. 현재 대기자만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반면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구찌는 매출 순위 6위에 머물렀고 버버리와 페라가모등은 매출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등의 명품 매출에서도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명품 빅3’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매스티지 명품들이 순위권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품 매출 1위는 루이비통, 지난 2005년과 2007년도에 탑5에 들지 못했던 샤넬과 에르메스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며 그러나 “과거 매출 2~3위를 차지했던 버버리는 올해 9위, 3~4위였던 페라가모는 6위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명품 빅3의 성장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화점의 소비경향이 가치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소비를 통해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은 ‘가치소비족’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것.
현재 백화점 명품소비를 주도하는 층은 안정적인 소득기반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30대후반~50대초반이 20대~30대의 젊은층 비중을 상회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1~5월 40대 고객 비중이 31%로 30대 비중보다 3.4% 가량 높았다. 이들 40대 고객들이 주로 소비한 명품도 루이비통이 1위를 차지했고 샤넬과 에르메스가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이에 반해 구찌와 버버리등은 14위와 15위에 올라 주목을 받지 못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소비층의 명품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고급명품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 백화점 명품 소비는 ‘프리미엄(최고급) 명품’과 ‘매스티지(대중화된 명품) 명품’의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