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하늘은 무겁고, 땅은 깊다. 묵직한 태양의 열기를 받으며 걷은 도시의 길은 딱딱하다.
2010년 6월은 이미 여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은 이른 여름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태양과는 다른 곳, 도시의 길보다는 포근한 곳을 찾다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섬이다. 그 섬에 가, 섬을 걷고 싶은 날들이다.
사량도_경남 통영
발아래 바다 황홀경을 두고 기암괴석을 오르내리며 육지와 절연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사랑도 옥녀봉에 오르라. 사량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지리산과 옥녀봉을 오르는데 있다. 불모산-가마봉-연지봉-옥녀봉까지 이어지는 바위 능선길은 철사다리, 수직로프 사다리, 밧줄 등 변화무쌍한 등산 코스가 기다리고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잠들어 있는 박경리 추모공원, 김춘수 유품전시관, 청마문학관 등 통영은 문학기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달아공원 전망대에 서면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과 사량도로 떨어지는 황금빛 낙조가 눈물겹도록 아름다워 연인들의 사랑 고백장소로 인기있다.
문의전화: 055)650-3624
울릉도_경북 울릉군
독도를 껴안은 섬. 짙푸른 동해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가오리처럼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울릉도는 제보다도 먼저 솟아오른 독도를 어머니처럼품고있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도동과 저동, 천부, 석포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가 아닌 우리나라의 영토로 표시해 놓은 옛 지도들을 살펴볼 수 있는 독도박물관, 87.4km 떨어진 독도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는 독도해돋이전망대가 도동에 있고, 맑은 날이면 독도가 보인다는 또 다른 전망대인 저동 내수전전망대와 북면 석포전망대가 있는 것. 이 전망대들은 울릉도 최고의 산책로를 끼고 있기도 하다. 내수전전망대에서 석포마을까지 이어지는 4.4km의 옛길이 최고의 산책로로 꼽힌다.
문의: 054)790-6393
덕적도_인천 옹진군
올망졸망 서해의 섬들이 아름답다. 날개를 퍼득이며 하늘로 비상한다는 덕적도의 비조봉에 오르면 덕적군도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동해안보다 아름다운 황금백사장이 숨겨둔 아름다움을 내보이고 수백년 노송이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부끄러운 듯 숨겨두었던 매력을 드러내는 덕적도의 섬산행이 바로 이 맛이다. 선착장에서는 방금 잡은 간재미를 손질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고 통통통 해양호를 타고 가면 문갑도, 백아도, 울도, 지도가 하나 둘씩 다가왔다 스쳐간다. 흑염소와 사슴이 사람보다 많은 굴업도의 목기미 해변은 지구 탄생의 비밀을 말해주는 듯 신비하다.
바람결에 묻어오는 짭쪼롬한 갯바람이 한가롭고 방울방울 섬사람들의 땀방울에 진실함이 맺혀있는 덕적도로의 섬 여행은 한 시간만 투자하면 얻을 수 있는 일탈(逸脫)의 선물이다.
문의: 032)899-2210
보길도_전남 완도군
전남 완도군 화흥포항이나 해남군 땅끝마을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탄 다음 노화도에 닿은 뒤 보길대교를 건너면 비로소 보길도 섬 여행이 시작 된다. 보길도의 걷기 여행 코스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다도해의 비경들을 감상하면서 걸어보는 것이다. 고산 윤선도도 즐겨 올랐던 격자봉 정상부의 누룩바위에서는 보길도 전체는 물론 바다 건너 해남과 제주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문의: 061)550-5237
추자도_주시 추자면
걷기열풍이불고있는대한민국구석구석, 그중에서 미지의 코스를 찾아 걷고 싶다면 유채꽃이 만발한 추자도를 걸어보자. 상추자도, 하추자도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추자도는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둘러싼 제주도의 다도해. 섬주변의 점점이 박힌 무인도들이 바다의 풍경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아름다운 섬이다. 동네 개들도 담장 위 고양이도 낯선 이의 발걸음에 활기찬 기지개를 펴는 곳. 고려시대 주민들에게 어업법을 알려준 최영장군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세운 최영장군 사당, 고 김수환 추기경도 방문했던 가톨릭 성지 황경현 묘 등 역사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문의: 064)728-2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