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장소를 미래를 꿈꾸는 산실인 SK에너지 기술원으로 정한 것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을 찾았다. 이곳은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의 설명처럼 SK에너지의 미래를 짊어질 연구·개발(R&D)의 산실이자 심장부이다.
면적 58만㎡(17만5000평)에 연구동과 30여개 파일럿 플랜트(시범 공장)가 둥지를 틀고 있는 이곳에서 처음 기자를 맞이한 것은 SK에너지가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였다.
이날 눈으로 확인한 전기차 배터리 1호 생산라인은 100% 국산화 및 자동화 시스템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동섭 SK에너지 기술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전기차 배터리 전자동 상업 생산라인"이라며 "생산라인 전 구간을 국산화로 향후 물질이나 기술 변경시 빠르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천안 공장에서 만든 전극을 가져와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등과의 조립을 거쳐 충·방전 등 형성(Formation)을 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불량품은 자동적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정상품인 경우 녹색불이, 불량품인 경우 빨간불이 들어오고 빨간불이 켜지면 불량품은 자동적으로 노란 박스로 떨어져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다. 모든 배터리 셀의 이력은 '추적 시스템(cell tracking system)`을 통해 기록된다.
아울러 최종 불량을 선별하기 위한 에이징(Aging) 공정에서는 배터리를 최대 21일간 보관, 전후 전압차를 통해 마지막으로 불량품을 제거하고 있었다.
김 원장은 "SK에너지는 분리막, 전극 등 배터리에 필요한 전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유일한 회사로 앞으로 (수주와 관련해)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공개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나와 그린폴(Green Pol) 파일럿 플랜트(시범 공장)를 찾았다.
SK에너지가 개발한 그린폴은 불에 탈 때 그을음과 유해가스가 전혀 없고 투명성이 우수할뿐더러 산소와 수분에 대한 차단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린 폴 파일럿 공정 건너편에 위치한 수소 스테이션에 잠시 들렀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의 쓰레기 매립 가스를 이용해 청정 연료인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시설로 화제를 모은 차세대 에너지원의 중요한 시설로 꼽힌다.
한편 기술원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그린폴 뿐만 아니라 편광필름(TAC·Tri-acetyl Cellulose), ACO(Advanced Catalytic Olefin), 그린콜(Green Coal), 바이오 부탄올 등 4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김 원장은 "SK에너지 기술원에서는 연구원드르이 아이디어들을 구현해보는 파일럿 프랜트를 운영해 검증을 마치면 현지 공장이나 기술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