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무사태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혼다차 파업 등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법정최저임금이 상승하는 등 중국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미국의 의류업체들이 중국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코치와 앤테일러 등 미국 의류업체들이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인도나 베트남 등 인건비 부담이 적은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명품 핸드백으로 유명한 코치의 마이크 데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는 공장을 저비용 국가인 베트남이나 인도로 옮기는 것을 고려중”이라며 “두 나라에 이미 공장이 있는데 이들 공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스의 데니스 세커 CFO도 “베트남과 캄보디아나 인도네시아에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언급했다.
미 의류업체 JC페니는 지난 5년간 공장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및 인도 등으로 이전했다. JC페니의 짐 케니 전략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들 국가는 인건비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보다 나은 비용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최대 의류소매업체인 리앤펑 미국법인의 릭 달링 사장은 “최근 법정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중국 인건비가 5~15% 상승했다”면서 “의류 및 악세사리 공장이 밀집해 있는 광둥성은 지난달 최저임금을 20% 이상 올렸다”고 설명했다.
파업이 증가하는 등 노사분규가 갈수록 늘고 중국정부가 섬유류 같은 노동력 집약산업 대신 전자제품 같은 첨단기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도 미국 의류업체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릭 달링 사장은 “면화류와 운송비 및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내 의류업체들의 비용이 연 2~5%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 다른 국가로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은 인건비 이외의 원자재 공급, 운송 및 종업원 숙련도 등 다른 요소들이 중국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고민중이다.
컨설팅업체 AT커니의 하나 벤 샤밧 대표는 “광둥지역 근로자의 숙련된 기술을 다른 국가에서 따라잡기는 힘들다”면서 “제품원가의 60%를 차지하는 섬유나 물류 여건도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밧 대표는 “만약 방글라데시아로 이전하면 인건비는 절약할 수 있지만 운송비가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제이신 컨설팅그룹의 앤드류 제이신 관리이사는 “베트남은 풍부한 노동력이 있지만 섬유 공급이 중국만큼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리앤펑의 달링 사장은 “중국의 대안은 오직 중국밖에 없다”면서 “인건비가 동부연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중국 서부와 북부지역에서 공장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