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과 더불어 사활을 걸고 있는 제품이 바로 3D TV이고 월드컵 만큼 TV 매출 신장에 좋은 이벤트도 없다. 삼성전자의 수장이자 상징적 존재 이건희 회장이 이를 생각하지 않을 리 없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0 전시장에서 이건희 회장은 3D TV 전용 안경을 착용하고 삼성전자 3D TV를 시청했다. 잠시 후 이 회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에게 "안경은 다리가 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지적을 반영해 3D 안경에 대한 보강 작업에 들어갔다. 안경광학, 안경디자인 등에 관한 전문가들을 영입했고, 몇 달 만에 무게를 대폭 줄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이건희 안경'이다.
삼성전자는 3D TV를 출시한 이후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최근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카메론 감독과 소녀시대, 동방신기의 소속사인 SM엔테테인먼트와 협력을 통해 콘텐츠 확보에도 나섰다.
물론 삼성전자 3D TV는 2D를 3D로 변환해 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이번 월드컵 축구경기를 3D로 시청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첼시 대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계약은 2013년까지 연장된 상태.
이에 대한 보답을 하듯 2009~2010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가 우승함으로써 삼성전자는 광고 효과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2006년 영국을 방문 중이던 이건희 회장은 첼시 구단을 사례로 들면서 '창조적 경영'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유럽 현지 경영진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뛰는 프리미어리그는 우수인력들이 펼치는 창조적 플레이의 경연장이다. 기업에도 '프리미어식 창조적 경영'을 적용해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눈여겨 볼 것으로 예상된다.
첼시의 주공격수인 드록바를 앞세운 코트디부아르가 선전을 거듭한다면 삼성 로고를 가슴에 새긴 드록바 사진이 세계를 뒤덮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