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회장 이재현)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가 취임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CJ프레시웨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됐던 박연우(50)씨가 지난달 전격 퇴임했다.
박 대표는 유한킴벌리 유통영업본부장, 풀무원 부사장, 식품전문물류회사인 엑소후레쉬 대표를 지냈으며 작년 11월 CJ프레시웨이 유통본부장으로 영입돼 지난 3월 대표이사가 됐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박 전 대표는 글로벌 식품유통 전문가로 널리 알려졌다. CJ측은 이런 박 전 대표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스카우트했다.
박 대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일단 경영실적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후 농협중앙회와 식자재 유통분야 협력을 위한 상호협약을 이끌어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사업특성상 2분기는 CJ프레시웨이의 최대 성수기여서 특별히 실적달성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 문책성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CJ프레시웨이가 신세계푸드나 현대푸드시스템등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성이 뒤쳐지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어 이에 대한 압박감에 스스로 사임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분기 매출 1902억6200만원에 영업이익 7억8700만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율이 0.41%에 그치는등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5%대 이상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하는 것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실적이다.
이와 관련 CJ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다른 이유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실적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면 결국 그룹 최고위급과의 코드 맞추기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은 박 대표가 사임하자 곧바로 지난 1일 박승환 CJ베이커리 사업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등 발빠른 후속인사를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문책성 인사든 오너와 코드 맞추기에 실패해 스스로 물러났든 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인사를 채 3개월도 안돼 교체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