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쇼크·北 리스크]①재계 하반기 경영 전략 수립 골머리

입력 2010-05-31 06:27 수정 2010-05-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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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위기·北 리스크 경영환경 요동…시나리오경영 착수

유럽발 금융위기와 한반도 북(北) 리스크 위험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은 돌발변수가 생겼다면서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발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7일 기자와 만나 "(그리스·스페인 등 유럽발 금융위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경영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럽발 금융위기와 북 리스크는 당초 올해 경영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라며 "아직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장기화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경영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두 변수 중 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는 비율로 유럽발 금융위기를 8로, 북 리스크를 2로 보고 있다.삼성그룹과 현대차·LG·SK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유럽발 금융위기와 북 리스크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경영전략 변화'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상황별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유럽시장이 냉각되면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번째 해외 시장인 유럽지역 수출이 줄면 아직 내수가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 추진력은 한층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로화 가치가 2006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유럽지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휴대전화,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해 진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을 견인해줬던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돌아선 것도 이번 유럽발 금융위기가 리먼사태와 같은 글로벌 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유럽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실물경기 반영 등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대표적 수출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단기에 그친다면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본부에서 달러·유로화 환율을 점검하는 한편 유로화 약세, 유럽의 소비 위축 등에 대비해 유럽에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전략 변화의 움직임은 직접적은 유럽 수출 감소에 대응한다기 보다는 글로벌 시장 경색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이는 중국의 유럽 수출이 부진해지면 자연히 우리나라 부품 및 소재의 중국 수출도 위축되는 등 시차를 두고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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