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는 반정부 시위대 동조자들이 수도 방콕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한 15개 주에 지방 5개 주를 추가했다.
태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시위대와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이 비상사태 선언 지역을 확대하며 시위대에 대한 봉쇄 작전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이날 TV연설을 통해 "시위 지역에 대한 봉쇄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17일로 예정된 방콕 내 모든 학교의 개학 시기를 1주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태국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과 관련,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아피싯 총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최근의 정정 불안 사태에 대해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아피싯 총리는 이메일을 통해 "현재의 정정불안은 태국 내부의 문제며 외부의 개입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위대는 정부의 봉쇄작전이 시작된 지난 13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군부대과 격렬하게 충돌해 30명이 목숨을 잃고 232명이 부상했다.
시위대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며 "시위대에 대한 무력 탄압을 중단한다면 유엔 중재 하에 정부 측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위대의 협상 재개 요청과 관련, 정부 측은 "이번 봉쇄작전은 일반 시민이 아니라 테러범을 목표로 한 것이라 유엔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며 협상 요청을 거부했다.
나타웃은 또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만이 이번 폭력사태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서 국왕의 개입을 주문했다.
태국 국민에게서 추앙받는 푸미폰 국왕은 지난 1973년, 1982년, 1992년 쿠데타로 군부와 민주화세력 간에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때 직접 개입해 상황을 진정시킨 바 있으나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등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