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파브리스 투레 부사장 등 7명의 전현직 임원들은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고객을 속이거나 오도한 적이 없다면서 사기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골드만삭스 전현직 임원들이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상설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사기혐의의 중심이 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사기혐의를 추궁하는 상원의원들의 날선 질문들이 이어졌다.
칼 레빈 상원의원은 개회연설에서 “골드만삭스가 더 많은 보너스와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위험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냈다”면서 “고객들과 반대로 투자해 자신의 이익을 올리면서 고객들을 속였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골드만이 합리적인 헤지행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내부문건을 살피면 합리적 헤지수준이라고 보기 힘들다”면서 ‘빅 숏(부동산 하락에 크게 베팅했음)’이라고 적힌 내부문서를 공개했다.
존 인사인 네바다주 상원의원도 “라스베가스에서는 손님들이 자신이 손해를 볼 것을 알면서 게임을 하는데 월스트리트는 뒤에서 승부를 조작한다”고 비판했다.
미 상원의원들은 골드만삭스가 고객들과 반대포지션을 취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했는지를 거듭 추궁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측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적극 변론에 나섰다.
골드만삭스의 대니얼 스팍스 전 모기지부문 이사는 “우리는 단지 상품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만 할 뿐 이들이 상품에 대해 어떤 포지션을 취했는 지를 알려줄 의무는 없다”면서“모기지 부문에서 롱(매수) 또는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라는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비니아르 최고재무책임자도 “모기지시장 붕괴과정에서 일부 숏 포지션을 잡은 적은 있지만 위험확대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면 “처음부터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예측해 의도적으로 고객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골드만삭스 사태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투레 부사장도 청문회에 나와 사기혐의의 핵심이 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 부인했다.
투레 부사장은 “ACA에 헤지펀드 폴슨이 해당상품 지분을 보유하거나 롱포지션을 취했다는 말을 해서 속인적이 없다”고 밝혔다.
ACA는 독일의 IKB산업은행과 함께 골드만삭스 사태의 핵심이 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최대투자자였다.
투레 부사장은 “상품은 절대 실패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면서 “ACA와 IKB산업은행은 나의 가장 중요한 고객들이었는데 내가 어떻게 속일 수가 있느냐”며 항변했다.
그는 3년전 여자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것에 대해“이메일들은 개인적인 것들이며 이런 이메일을 보낸 것에 대해 굉장히 후회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스웬슨 이사는 “우리가 그 당시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잘못된 일을 해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투르 부사장의 해명은 명확하지 않아서 골드만삭스 의구심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