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장본인인 골드만삭스가 20일(현지시간) 실적을 공개한다.
골드만삭스는 실적발표와 동시에 미 증권거래위원회의(SEC)의 기소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법률자문인 그렉 팜 변호사를 내세워 이번 기소사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실적발표 시간을 당초 예정보다 3시간 앞당긴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의 실적발표 시간은 20일 오전 11에서 8시로 빨라진다.
CNN머니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1분기 실적은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골드만삭스가 1분기 24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골드만삭스의 순익은 전년 대비 44% 증가하게 된다.
이는 전분기인 2009년 4분기의 49억달러에 비해 순익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골드만삭스의 순익 증가율은 400%에 육박한다. 금융위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순익이 4배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SEC의 기소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사실이다. CNN머니는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의 실적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기소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골드만삭스의 명성은 물론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만큼 골드만삭스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에 월가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에는 데이빗 비니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다른 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SEC의 기소에 대해 전면 대응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SEC의 기소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적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SEC가 혐의로 제시한 증권사기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해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점만으로도 회사의 유죄가 입증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
피터 황 템플대학 교수는 "증권사는 투자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투자와 상품의 직접적 연관성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골드만삭스는 모든 사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모든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사태에 대해 월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주장한 논리지만 결국 최종 투자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골드만삭스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골드만삭스에 대한 유죄 판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증권업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제재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리차드 보브 로치데일증권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의 존재와 시스템, 자본과 전문성은 세계 최고"라면서 "골드만삭스를 쉽게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