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2%에 육박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반영하등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무서울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고개 숙인 모습은 중국의 입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중국의 부상에 대한 경계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팍스 시니카'를 꿈꾸는 중국에 대한 경계론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팍스 시니카(Pax Sinica)' 경계론 확산
②서구, 중국경계론 재부상
③中 강국 부상.. 亞 경계심 고조
④南美 "중국을 경계하라"
중국이 고도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미국과 더불어 이른바 G2라 불리는 세계 2대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중국경계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현재 위상은 눈부시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는 4조7577억달러(약 5300조원)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2조4470억달러에 달해 4년 연속 세계1위를 차지했고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이기도 하다. 수출 또한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수출대국으로 올라섰다.
경제발전으로 얻은 막대한 부를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로 투자하면서 외교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세계 무역질서나 외교 문제에 있어서 미국 등 서구권이 쌓아온 기본질서에서 벗어나 중국의 룰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 및 경계의 시선을 피하고자 그 동안 ‘도광양회(韜光養晦, 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와 ‘결부당두(決不當頭, 남앞에 먼저 나서지 않는다)’의 외교정책을 통해 국제사회에 조심스럽게 접근해 왔다.
그러나 후진타오 시대로 접어들면서 ‘화평굴기(和平堀起, 평화롭게 강대국으로 일어선다)’나 ‘유소작위(有所作爲, 해야할 일은 적극적으로 한다)’로 정책을 바꾸면서 이전과는 다른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지난 15일 열린 제2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선진국에 유리한 금융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후진타오 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해 위안화 절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지난 85년 서구권 국가들의 압력에 못 이겨 엔화절상을 한 일본과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독주와 정치외교적으로 중국이 제 목소리를 내면서 서구권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중국오만론, 중국강경론, 중국필승론 같은 비판들이 나온다”면서 세계가 중국에 대해 가지는 경계심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CNN이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70%가 중국이 경제적 위협이 된다고 답했으며 중국이 군사적 위협이 된다는 설문에도 51%가 동의했다.
특히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앞세워 세계의 주요기업들을 인수하고 '자원의 블랙홀’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의 에너지 자원을 싹슬이 하자 서구 세계에서 중국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국영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캐나다의 오일 샌드 프로젝트에 참여하자 미국은 에너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심의위원회의 캐럴린 바솔로뮤 위원장은 “중국의 캐나다 에너지 회사지분 취득은 캐나다와 미국의 국가안보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중국이 미국 뒷마당인 캐나다까지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의 철강업체 치날코의 호주 최대 자원업체인 리오틴토 인수시도도 호주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중국 신발수입이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1000여개의 유럽 내 신발업체가 문을 닫았고 스페인 신발업체 근로자 중 28.5%에 해당하는 1만35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EU는 2006년 10월부터 16.5%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해 12월 이를 다시 15개월 연장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를 제소하기도 했다.
세계최대의 국부펀드인 중국의 CIC펀드는 2008년에 중국경계론이 부상하면서 EU에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유럽투자를 일시중단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유럽 각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어느 국가가 세계 안정에 위협적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이 평균 35%의 응답률로 미국과 이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 대한 서구의 경계심은 단지 중국의 경제 고성장에 대한 질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14억에 가까운 인구를 먹여살려야 하는 중국이 지금 같은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식량과 에너지의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고 환경 및 생태 파괴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비효율적인 에너지 구조는 ‘자원의 블랙홀’이라 불릴만큼 무차별적인 중국의 해외자원 확보와 환경문제로 연결된다.
중국의 지난해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지만 에너지는 전세계의 18%, 철강은 44%를 소모했다. 석탄자원이 풍부한 중국은 에너지 사용의 70%를 석탄에 의존하는 에너지 소비구조로 현재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