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르노ㆍ닛산ㆍ다임러 제휴.. 성공할까?

입력 2010-04-08 15:20 수정 2010-04-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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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명차 벤츠로 유명한 다임러와 프랑스 르노, 일본 닛산 진영이 7일(현지시간) 친환경 및 소형차의 공동개발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제휴를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스즈키, 도요타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연합이 탄생했다며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향후 관심의 초점은 이들이 제휴를 통해 어느 선까지 발전시킬 것이며 일체감을 높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왼쪽)과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블룸버그

◆ 급진파의 평등한 결합? =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과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전략적 합의내용에 대해 직접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다임러는 닛산과 르노의 주식을 각각 3.1%씩 인수하고 르노와 닛산도 다임러 주식을 각각 1.55%씩 총 3.1%를 넘겨받는다.

양 진영이 인수하는 주식의 가치는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16억달러에 상당하지만 주식교환 등을 통해 자금부담을 크게 줄였다. 출자비율에 대해서는 최장 5년까지 고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 회장은 “제휴는 실천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 실리가 전제된 제휴인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3자 중 어느 한쪽도 불리하거나 유리하지 않은 평등한 제휴인 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즈노 크레디트 어드바이저리의 미즈노 다쓰야 대표는 “다임러와 닛산 회장은 강력하고 적극적인 경영방침을 표방하는 경영자”라며 “르노가 닛산과 제휴했을 때와는 달리 양쪽 모두 절박한 상황이 아니어서 경영방침을 원만하게 조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車는 작게 몸집은 크게! = 이들 3자 제휴의 발단은 소형차 ‘스마트’로 고전하던 다임러가 작년 봄 르노에 제휴를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다임러는 고급 대형차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공동 기술 개발로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제휴를 추진했다.

이번 제휴로 소형차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임러는 르노닛산의 전기차와 소형차 부문의 경쟁력을 공유하고 르노닛산은 다임러의 디젤엔진 개발 노하우를 공유해 상호 이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략적 제휴는 양사의 제휴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체 회장과 곤 회장은 “이번 제휴는 닫힌 것이 아니며 참여를 희망하는 메이커가 있으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규모의 메리트가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에 몸집이 클수록 유리하다. 따라서 이번제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재편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업계에는 경영 재건 중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자진해서 이들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 문제는 신흥국이야! = 세계 3위 자동차 공룡으로 급부상한 다임러과 르노 닛산에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인도등 신흥국 전략은 지금부터”라고 밝힌 제체 회장의 언급처럼 르노 닛산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소형차를 어떻게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해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닛산은 중국에 강하지만 인도등 신흥시장은 독일 폴크스바겐 스즈키 연합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파고들기가 쉽지 않다.

미국 의존도에서 탈출을 목표로 하는 도요타는 전략차를 개발해 인도와 중국, 브라질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거기다 인도의 타타와 중국의 BYD등 현지 메이커의 대두도 무시할수만은 없다.

◆ 다임러, 제휴 징크스는? = 다임러는 1998년에 미 크라이슬러와 합병했지만 상승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2007년 등을 돌렸다.

2000년에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와 현대자동차와 자본제휴를 맺었지만 모두 원만한 협력관계를 이어가지 못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다임러와 르노 닛산과의 제휴 소식에 냉담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번 제휴는 과거의 경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CSM 월드와이드의 가와노 요시아키 마켓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다임러가 지배하는 형태의 제휴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자본 제휴가 한정적인만큼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체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제휴 발표 시점에서 이미 일정한 성과가 전망됐기 때문에 자본제휴 비율은 별 의미가 없었다”고 밝혔다.

곤 회장 역시 “제휴라기보다는 전략적 파트너”라고 평가했으며 “구체적인 관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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