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의 만성적인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나 수도권 기업 유치 등 외부 의존을 탈피해 지역내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창업을 촉진하는 등 주민주도형 활성화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주민주도형 지역경제 활성화전략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내고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책사업 시행,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 촉진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 왔으나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현상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주민창업을 촉진하는 등 지역내부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지피는 전략을 활발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방의 역량을 키우고 지역 내 창업을 활성화하면 수도권 기업이나 시중부동자금 등 외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지방에 투자하게 될 것이므로 지방경제가 살아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지역창업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해법을 찾아나갈 것을 주문하고 이를 위해 ▲향토자원 활용형 창업 ▲주민주식회사 설립 ▲비즈니스 커뮤니티 활성화 등의 3대 창업모델을 제시했다.
우선 향토자원 활용형 창업모델은 각 지방마다 외국은 물론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 없는 고유한 특산물과 지역연고자원들이 있는 만큼 이런 자원들의 경제·사회·문화·환경적 가치들을 새롭게 재발견하고 사업아이템으로 개발함으로써 실제 창업으로 연결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사례로는 전북익산 한지(韓紙)내복, 충남보령 머드마스크팩, 제주 감귤바다초잼 등을 들었다.
주민주식회사 창업모델은 지역연고자원 유무와 무관하게 주민들이 공동으로 주식회사를 설립·운영하는 방식으로서 ▲대형유통업체 진출로 존폐위기에 직면한 재래시장 상인들이 공동설립해 병원식당 및 매점 운영, 학교급식 및 도시락택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일본 도쿄도의 아모르도와(AMOUR東和) 주식회사 ▲주민들이 토지보상금을 공동출자해 태양광이라는 신성장산업에 진출한 제주도 번내 태양광발전주식회사 ▲지역주민들이 스키장과 계약을 맺고 리프트 운영·제설·안전·스키교육 등의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강원도 용산주민주식회사 등을 관련사례로 제시했다.
비즈니스 커뮤니티 창업모델은 지역의 공통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으로서 지역문제 해결,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의 1석3조 효과가 기대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관련사례로는 ▲기업 퇴직인력 등이 중심이 되어 간병보험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퇴직자, 주부, 학생 등을 활용해 재택간병, 고령자 생활지원, 치매대응 서비스 등의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수행하는 일본 나가레야마(流山) YOU·I 네트 ▲맞벌이부부들의 공동애로인 육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대안학교 설립, 반찬가게, 카페 운영 등 지역경제공동체로 발전한 서울 마포 성미산 공동체 ▲하수구 악취 등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대학의 유용미생물을 활용하고 유용미생물 배양사업에 고령인력을 참여시키고 있는 전남 순천의 녹색실버가게 등이 제시됐다.
대한상의는 지방에서 이같은 창업활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기에는 ▲지역민들의 인식부족 ▲창업의 경험과 노하우 부재 ▲자금조달과 판로, 경영 등의 운영능력 결여와 같은 창업장애요인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하고 지방창업을 활성화할 추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중앙에 종합지원센터를 상설·운영 ▲창업지원단을 구성해 주기적으로 지방을 순회하면서 지역사회에 창업분위기를 진작하고 관련애로를 해결 ▲주민주도형 지역경제 활성화 전진대회 등을 통해 모범사례를 보급, 확산하는 등의 조치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지역연고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단계에서 지역내의 대학이나 연구소의 도움이 ▲양산단계에서는 자금지원이 ▲판매단계에서는 마케팅망에 대한 도움이 ▲기업운영단계에서는 경영상담 지원이 각각 필요하다고 밝히고 유관부문과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향토자원을 보유하고 창업의욕이 있는 개발주체들에게 각각의 단계에서 필요한 협력을 적기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역단위의 유관부문 협력망을 구축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통합·운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최근 들어 정부에서 지역주민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창업을 지방경제 활성화의 핵심전략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창업아이템 발굴, 창업노하우 전수, 종합지원체계 구축, 사업화 협력망 형성 등을 다각도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