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최근 국내 최초로 초산비닐수지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치클 껌을 출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경쟁사들이 안정성 사실을 왜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들은 식약청과 미국 FDA 등이 껌 원료로 허용한 초산비닐수지에 대해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치클은 중남미 원산의 고무 식물 사포딜라 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으로 화학 합성된 '초산비닐수지' 사용 전까지 껌의 원료로 이용돼 왔다.
오리온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껌에는 초산비닐수지가 들어갔지만 이것을 완전히 빼고 대신 천연치클을 사용해 만든 껌은 ‘내츄럴치클’이 최초다. 오리온은 천연치클 껌을 통해 껌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제과 등 경쟁업체들은 오리온측이 막연한 공포감만 조장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치클의 경우 현재도 껌 베이스에 일부 포함돼 있어 새로운 사실이 아닐뿐더러 오리온의 이번 제품도 치클이 14%정도만 함유된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또 식약청과 FDA, 세계 각국 보건당국에서도 초산비닐수지에 대해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마치 기존 제품들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롯데껌의 경우도 종류마다 차이는 있지만 천연치클이 대부분 들어가고 어떤 것은 14%이상 들어가는 것도 있다”며“천연치클의 경우 함유량이 많을수록 딱딱해 씹기 어렵기 때문에 용량을 조절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오리온이 이번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초산비닐수지를 사용치 않았다고 말하면서 기존 껌에 대한 유해성을 언급하는 것은 오리온이 현재 판매중인 대부분의 껌 제품을 동시에 부정하는 것으로 모순적이다”며 “특히 안정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 없이 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결국 공포감을 조장해 업계 전반에 피해만 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초산비닐수지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소비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4·여)는 “초산비닐수지가 들어간 기존 껌 제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부에서 몸에 안좋다란 말들이 들려오면 소비자로서는 헷갈릴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식약청은 초산비닐수지가 엄연히 껌 베이스로 사용이 허가된 만큼 안정성에는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청 첨가물기준과 관계자는 “초산비닐수지의 원료인 초산비닐 자체는 발암유발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중합반응을 거쳐 분리정제화한 초산비닐수지는 안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번 논란은 업체간 과열된 마케팅으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기존 껌을 이용해도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