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강화와 철저해진 외부감사에 상장폐지 기업수가 늘고 있다. 상폐된 상장사들은 사채시장에서 자금 조달해 연명하던 한계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자금을 집행했던 사채업자들도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지사다.
아예 사채업자들은 자금집행을 미루고 감사보고서 제출이후로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명동과 강남 등 사채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이후 멀쩡해 보이던 회사도 느닷없는 상장폐지로 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사채업자들도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대부분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성원건설 이후 어음할인도 손대지 않고 있어 사채업자들은 개점휴업 중이라는 후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이미 상장 폐지된 기업들을 포함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법인은 모두 16개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일에도 일공공일안경, 코레스, 유퍼트, 이루넷, 제넥셀세인등도 상장폐지 요건 사유 발생으로 무더기 거래정지 됐다.
이중 동산진흥, 티이씨, 신지소프트, 코어비트, 코디콤, 비전하이테크 등 6개사는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의 사유로 증시에서 이미 퇴출당했다. 이외에도 제너비오믹스는 지난 17일부터 정리매매가 진행돼 오는 26일이면 증시에서 사라질 예정이다.
또 하이스마텍, 스타맥스, 아이알디, 올리브나인, 유티엑스 등 5개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초만 해도 퇴출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이 끝나는 3월 말 이후에나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지만, 부실기업을 상시로 퇴출할 수 있는 '실질심사제도'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연초부터 퇴출 대상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임박하면서 퇴출로 내몰리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달 말 감사보고서 마감이 되면 감사의견 '거절'이나 보고서 제출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갈 종목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 명동사채업자는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인 3월 말까지는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다”며 “사채시장에서는 올해 상장폐지 기업이 추가적으로 수십개사는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