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김우중 전 회장 참석 '대우창립 43주년' 기념식

입력 2010-03-22 19:46 수정 2010-03-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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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 침묵 속 대우맨 결속 다져

'묵묵부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한 시간여 동안 입장을 기다렸던 기자들의 속사포 같은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창립 43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지성 기자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기는 했지만 김 전 회장은 주차장에서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30여 미터 남짓한 통로를 빠르게 지나쳐 행사장 메인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수많은 플래시만 허공에서 터졌다.

1999년 그룹 해체 후 김 전 회장이 대우 창립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지난해에도 김 전 회장은 양쪽에서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장했다.

김 전 회장은 베트남에서 체류하다 지난 17일에 이번 행사 참여를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5~6차례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초부터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한 골프장 인근 주택가에 머물러 왔다.

김 전 회장은 행사장소인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대우인회가 주최한 정기총회가 끝난 후인 6시35분경이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세경연) 회원들은 대우인회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일치감치 나와서 김 전 회장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우인회 총회는 시작 13분여 만에 끝났다. 오늘의 행사가 김 전 회장의 참석여부에 맞춰져 있던 탓이다.

김 전 회장이 입장하자마자 대우 창립 43주년 행사가 국민의례부터 시작됐다. 김 전 회장은 부축돼 왔던 것과는 달리 애국가까지 이어진 국민의례에 곳곳이 혼자 선채로 참여했다.

세경연측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김 전 회장은 참석만 할 뿐 공식발언이나 인사말씀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언급이 자칫 '경영재기'로 해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장병주 세경연 회장은 "(김 전회장을 비롯한 대우 전 임직원들이) 재작년 사면됐지만 추징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죄인들"이라고 말해 경영재기가 거론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말했다. 현재 김 전 회장 및 사장단에 대한 정부의 추징액 2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대우그룹의 재기설이 재계에 퍼질 정도로 세경연을 중심으로 한 대우의 명예회복 추진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김 전 회장의 이번 행사 참석은 대우맨들의 '구심점'으로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공식행사가 끝난 후 만찬시간에 김 전 회장의 구심점으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500여명이 참석한 각 테이블을 순회하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것이다. 입장시에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장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때때로 미소를 띠며 소개된 이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근황을 서로 나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행사 참석 후 내일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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